조대극회 박윤모 교수 헌정 연극 올린다 동문·재학생 합동 대공연 ‘오장군의 발톱’ 눈길 탤런트 이한위 등 출연…28-29일 광주문예회관 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

2015년 11월 26일(목) 20:13

연극 ‘오장군의 발톱’ 연습 장면.

평화로운 시골에서 농사밖에 모르던 오장군이 군대에 징집되면서 그와 가정의 비극이 시작된다.
그에게 배달된 영장은 원래 오부자네 아들 오장군에게 배달됐어야 할 것이었다.
노모와 꽃분이가 행정관청을 찾아다니며 그의 귀가를 요청하지만 관료들이 책임을 미루는 사이 그는 전방에 배치된다.
이기는 것만이 목표인 전쟁과 이기기 위해서는 모든 것이 합리화되는 군대가 그를 죽음으로 이끈다. 동쪽나라의 사령관 이하 장교들은 그가 적군에게 잡혀 자신들이 주입시킨 잘못된 정보를 실토하도록 계획을 짠다.
죽음 앞에서 절실하게 부르는 “엄마야, 꽃분아, 먹쇠야”란 자연스러운 외침 때문에 변장 능력이 뛰어난 공작원으로 적군의 경의를 받으며 총살된다.
선후배가 뜻을 모아 스승에게 바치는 의미 있는 공연이 펼쳐진다.

조선대학교 극예술연구회는 제110회 정기공연으로 연극 ‘오장군의 발톱’을 무대에 올린다.

이 공연은 조대극회 동문과 재학생 40여명이 함께 박윤모 지도교수를 위해 헌정하는 연극으로, 오는 28-29일 광주문화예술회관 소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1974년 작가 박조열씨가 쓴 희곡 ‘오장군의 발톱’을 각색해 만든 이 작품은 전쟁의 비인간성과 폭력성을 고발하기 위해 우화적 형태를 취했다.

지난 1975년 공연 불가 판정을 받고 13년간 무대에 오르지 못했던 이 작품은, 1988년 극단 미추에 의해 초연돼 백상예술대상 희곡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작품은 15개의 경(scene)으로 구성돼 극의 주제를 보다 극명하게 보여주며, 군대의 ‘비인간적인 매커니즘’의 반대편에 ‘순진성의 세계’를 대비시킨 점이 특징이다.

특히 이 공연엔 탤런트 이한위씨도 참여해 눈길을 끈다. 그는 조선대 80학번으로 졸업 이후 영화배우, 탤런트로 현재 맹활약 중이며, 연극 ‘오장군의 발톱’에서 집배원 B역할을 맡았다.

배우 이씨는 이 공연을 축하하며 “80년 그 시절, 제도, 환경 등 막막하고 녹록지 않은 시절이었지만 조대극회가 있어 정말 행복했던 대학시절이었다”며 “연극 ‘오장군의 발톱’은 조대극회가 낳은 명배우 박윤모 교수의 퇴임에 맞춰 마련하고 전국각지의 선후배가 모여 만든 뜻 깊은 공연”이라고 말했다.

이에 박윤모 지도교수는 “이 헌정공연을 준비하기 위해 외지에 사는 동문이 생활터전을 광주로 옮기고, 장기휴가를 내면서까지 열심히 참여해 줬다”며 “연극과 극회가 좋아 하나로 뭉친 제자들에게 정말 감사하고 대견스럽다”고 전했다.

연극 ‘오장군의 발톱’은 28일 오후 7시, 29일 오후 4시에 각각 공연한다. 티켓은 1만원. 문의 010-3114-9622./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