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힐링’ 농촌의 향기를 찾아서 정겨울 문화체육부 기자

2016년 01월 06일(수) 19:53

붉은 원숭이의 해, 2016년 새해가 밝았다. 영민하고 민첩한 원숭이처럼 경제도 사회도 정치도 활발하게 돌아가야 하겠건만, 새해 벽두부터 온갖 어두운 소식들만이 한반도를 가득 채우고 있는 것만 같다. 극심한 취업난과 생활 물가 상승 등 한참 전부터 우리를 둘러싸고 있던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았음은 물론,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을 비롯해 야당의 분열 정국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그야말로 진퇴양난이다. 팍팍한 사회현상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매년 우리나라 귀농 인구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이 집계한 2014년 귀농·귀촌 가구는 4만4천586가구로 4년 전인 2010년 467가구와 비교하면 약 10배로 급증했다고 한다. 한국귀농귀촌진흥원은 지금 추세가 이어진다고 가정했을 때 20년 뒤에는 귀농·귀촌 인구가 30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라고 밝혔다.

소득 창출과 고용 기회가 적은 도시 생활과 각박한 세상만사를 다 제쳐두고 조용한 농촌으로 떠나는 인구가 점점 많아지는 것이다.

우리 지역에서도 이 같은 사회현상을 반영하듯, 광주 주변 위성도시(담양, 화순, 장성, 영광, 나주 등)의 인구가 급증하고 있고 도심 텃밭이 늘어나고 있다.

우연한 기회에 찾아간 ‘광주·전남 귀농학교’도 그랬다. 도시의 흔적이 거의 묻어나지 않는 남구 양과동 일대에는 땅과 자연을 지키기 위한 귀농·귀촌인구들이 살고 있다. 지난 1998년부터 문을 연 이 곳에서는 귀농·귀촌을 원하는 시민들에게 생태 귀농학교를 운영해 농촌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농사의 기본 원리를 전수한다. 또, 1년에 5만원씩 분양비를 받고 5평짜리 토지를 450명의 시민에게 제공하는 도시 농업운동(생태도시텃밭)도 운영한다.

귀농학교 관계자에 따르면 퇴직 후 귀농·귀촌을 꿈꾸는 50-60대들 뿐 아니라 자영업에 실패한 20-30대들에게도 귀농·귀촌의 인기가 뜨겁다고 한다. 빠르게 돌아가는 경쟁사회 속, 깜깜한 미래가 불 보듯 뻔한 이 시점에 타인과 어울려 일하는 삶을 선호하는 추세인 것이다.

새해엔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주말을 이용해 힐링 농촌으로 떠나보자. 장밋빛 희망을 덤으로 얻어 올 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