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는 20년 째 인턴 중 유대용 지역사회부 기자

2016년 01월 11일(월) 19:09

1995년 도입된 지방자치제는 주민 참여와 지방의회의 자치입법 등 풀뿌리 민주주의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자치단체의 자치권 보장이 제도적으로 미흡해 ‘2할 자치’라는 오명도 함께 쓰고 있다.

국세와 지방세간 비율은 8:2(정확히는 79.9:20.1)지만 최근 사무행정 비율은 68:32에 이른다. 일은 32만큼 하면서 급여는 20만 받는 셈이다.

2014년 방영된 드라마 ‘미생’은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인턴’ 신분의 주인공 장그래는 제도적으로 정규직에 비해 훨씬 못한 대우를 받으면서도 회사 내 온갖 사무에 시달린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든 ‘Yes man’ 장그래는 부당한 지시를 거절할 권한조차 없다.

지금의 지방자치도 그렇다. 지방은 20년 째 중앙에 휘둘리며 과로에 시달리고 있다.

지방자치를 통해 복지를 경험한 시민들의 복지 요구가 갈수록 커져 복지비 지출이 상당한 실정이지만 국가와 정부는 포퓰리즘 정책을 통해 지방재정을 압박할 뿐이다. 보편적 복지를 전액 중앙정부 돈으로 한다면 이에 대해 반발할 여지가 없겠지만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기초단체가 30%를 부담토록하고 있다. 시민들의 복지에 대한 욕구는 나날이 커져가는 데 중앙정부는 특정정책을 펼치는 데 있어 기초단체와 협의 없이 일방적 지시로 진행하고 있다. 시행 기간을 유예하는 차선조차 고려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현재 지방정부는 무엇을 하든 보조금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중앙정부의 눈치를 보며 ‘Yes man’이 될 수밖에 없다.

지방자치단체장이 상위법 위반 때문에 시민 편의를 위한 주차장 조성, 혹은 아이들의 안전을 위한 학교 앞 안전지대 설치조차 추진하기 힘든 실정이다.

지방자치는 풀뿌리민주주의가 근간이다. 하지만 기초단체장 및 기초의원 정당공천제로 지방정치는 중앙정치에 철저히 예속돼 지방정치는 흔적조차 찾기 어려울 지경이다.

국민의 대표권을 시장과 군수와 분담하고 입법·사법의 분권도 이뤄질 수 있게끔 지역민이 나서야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

오는 4월에는 근본적인 제도 개선을 통해 지방자치를 ‘정규직’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국민의 대표가 뽑히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