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도시 관문 송정역 앞 성매매 근절돼야 주재홍 사회부 기자

2016년 01월 21일(목) 19:30

지난해 4월 광주 송정역에 호남고속철(KTX)가 개통되면서 평균 1만4천여명의 이용객이 이용하는 광주의 새로운 관문이 됐다. 서울 용산역까지는 1시간30여분. 반나절 생활권이 가능해지자 송정동의 명물 ‘떡갈비’를 먹기 위해 관광객들이 종종 방문하는 명소가 됐다.

광주 시내를 관통하는 지하철역 또한 연결돼 있어 외곽지역임에도 수많은 유동인구를 자랑하게 됐다. 하지만 문화·인권·맛의 도시로 알려진 광주에 도착한 승객들은 상상과 다른 이질적인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인근 여인숙거리가 바로 그곳이다. 송정역에서 불과 10m 떨어진 여인숙 10여곳은 밤만 되면 슬럼화된 거리를 방불케 한다. 어두운 조명과 좁은 뒷골목 사이로는 취객들이 드나들며 은밀한 성매매가 이뤄진다.

설상가상으로 수많은 사람이 오가는 대낮에 호객행위와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지만 뚜렷한 단속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광주시·광산구 등 유관기관이 1월 1-31일까지 한달간을 특별 단속기간으로 정했지만 아직까지 단 1건의 단속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광산구청은 여인숙거리에서 불과 100여미터 떨어져있다. 손을 놓고만 있을 수 없었는지 3천만원의 예산을 편성해 슬럼화된 거리를 정비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아직까지 계획만 잡혀있을 뿐 용역 발주 등은 시작조차 하지 않고 있다.

설사 광산구청이 예산을 들여 정비를 할지라도 성매매 근절이라는 근본적인 문제해결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여인숙 거리에서 일하는 몇몇 사람의 이익을 위해 광주라는 도시가 지불해야 하는 손해가 얼마나 큰지 잘 모르는 것 같다.

물론 여인숙을 운영하고 성매매를 하는 여성들의 삶 또한 존중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들을 그대로 일하게 놓아두는 것이 이들을 진정 위하는 길은 아니다.

낯선 도시에 첫 발을 내딛는 승객들에게 펼쳐지는 첫 모습은 도시의 이미지를 좌우한다. 관광객이 KTX를 타고 광주를 방문했을 때 과연 얼마나 좋은 인상을 가지게 될까? 송정역과 관계된 정부 기관뿐 아니라 시민 모두가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