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총선, ‘젊은 김대중’은 누구인가 본사 사장 ssnam48@kjdaily.com

2016년 01월 27일(수) 20:01

필자는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4·13총선을 앞두고 호남에서 대규모 정치적 지진·지각변동이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행히, 독점정치 분노가 쌓인 호남인의 변화와 열망이 폭발적으로 분출되면서 요즘 정치판이 요동치고 있다. 지난해 이 지역의 정치인들은 호남정치복원을 외치며 변화를 요구하는 호남의 변화 욕구를 읽었고, 이제 호남정치복원 염원은 현실화 되어, 올해 4·13총선의 중요한 여론을 지금 호남이 주도하고 있다. 호남에서 독점정치가 깨지고 다당 구조로 선거가 치러지게 된 점만 해도 많이 발전했다.

그러면, 정치·경제·사회적으로 한국을 재건축 수준으로 리모델링해야 하는 대전환기에서 호남은 왜 호남정치복원을 외쳤을까. 이 거대한 정치화산이 분노분출로 끝나지 않고 새로운 정치체제를 재창조해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인물과 담론이 필요하다. 신진정치세력은 호남의 마음을 훔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나. 호남을 놓고 세력 다툼 하면서 ‘대권 승리 교두보’ ‘김대중 정치 계승’이란 필수어를 어떻게 해석하고 있나.

최근에 안철수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의당과 천정배의원이 주도하는 국민회의가 합당하면서 내세운 전략은 ‘호남에서 대통령에 도전할 수 있는 젊은 정치인, 뉴DJ를 키우겠다’는 것이었다. 27일 국민의당에 합류한 통합신당의 박주선의원도 ‘김대중 정신을 이어갈 호남의 새정치인 육성’을 중요한 성공 변수로 얘기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씨는 반대로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하고나서 ‘아버지의 정신을 지켜가겠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당을 떠나면서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김대중 대통령께서 창당한 당을 김대중 대통령의 비서실장이 떠난다’는 미묘한 말을 남겼다.

새로운 정치세력이든, 구 정치세력이든, 호남인이 바라는 정치모델이 ‘김대중식 깨어있는 정치’라는 것을 알고 모두 ‘김대중 키즈’ ‘뉴DJ’를 외치고 있다. 자, 그러면 누가 진정 ‘2016김대중’인가.

한국 현대사에서는 2016년 1월과 같은 대규모 정치적 지각 변동이 3번 있었다. 1945-53년, 1960년대, 1980년대다. 이때에는 정치투쟁이 가장 격렬했고, 국가의 정체성에 관한 변화 열망이 분출되었으며, 대중이 시위 등 직접 행동을 통해 정치투쟁을 펼쳤다. 이 대격변기의 정치적 선택은 그 정치인의 운명과 정당의 명운을 갈랐다. 김대중전대통령은 1960년대와 1980년대 한국의 명운을 갈랐던 정치인이었다.

1980년 광주와 김대중 정치는 한국의 민주화를 앞당겼고, 1960년대 김대중정치는 ‘통큰 정치’와 ‘시대정신’을 통해 민중을 흔들어 깨웠다. 호남인들이 요즘 그리워하는 ‘젊은 김대중 정치’는 바로 1960년대 1980년대 그가 보여준 ‘행동하는 정치’다.

지금의 정치권도 기성세대 중심, 장년 중심이어서 새로운 흐름에 대한 요구가 강렬하듯 1960년대 당시도 선명한 여·야구도에서 잇따른 야권의 패배와 침체는 필연적으로 새로운 사고와 새로운 인물의 등장을 예고했다. 어느 시대나 미리 예측하고, 준비하고, 저돌적인 리더쉽이 새 시대의 신호탄을 쏘기 마련이다. 김대중이 바로 그런 경우였다. 1967년 6월 총선을 앞두고 선생은 다시 목포를 지역구로 출마를 결심했다. 그를 막기 위해 집권 여당이 총력을 다한 선거였다. 여당의 총력에도 불구하고, 김대중 선생은 이겼다. 이후 김대중 선생은 당시 신민당의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게 된다. 원래라면 엄연히 주류였던 김영삼 후보가 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었으나 또 다른 40대 기수인 이철승이 김대중을 지지함으로서 2차 투표에서 결과가 뒤집어진 것이다. 야당 대통령 후보와 40대 기수론의 승리, 화려한 정치적 명망을 확보한 그는 명실공히 대스타였다.

이때의 김대중은 시대의 흐름을 잘 읽었고 국민의 마음을 잘 아는 정치인이었다. 대의와 원칙을 지키면서 공부하는 정치인이었고, 전문가의 지식과 지혜를 빌려 쓸 줄 아는 정치인이었다. 전진과 후퇴, 타협과 협상을 아는 정치인이었다. 때로는 왕사쿠라 소리를 들으면서도 역사적인 대의를 거스르지 않았다.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까지 겸비한 정치인이었다.

지금 대한민국은 젊은층에선 헬조선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불만이 크다. 한국을 떠나 이민을 가고자 하는 사람이 76%에 달한다. 한국에서 다시 태어나기 싫다는 20대가 62.8%에 이른다. 국민이 원하는 나라는 삶이 여유가 있고, 복지제도가 잘 갖춰져 있고, 치열한 경쟁에서 벗어날 수 있는 나라지만 그 반대로 가고 있다 보니 미래에 대한 희망이 사라지고 있다. 정치는 그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

따라서 새로운 정치세력에게 바라는 것은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다. 나라가 왜 잘못되었는지, 어떻게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는지, 어떻게 한국의 민주주의를 회복할 것인지, 대안을 제시하여 젊은이가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도로고 해야 한다.

역사는 책임지는 사람들의 것이다! 2016년 벽두, 정치격변기에 호남이 품고싶은 ‘제2의 젊은 김대중’은 사회역사적 흐름을 잘 읽는 통찰력을 가진 사람이다. 민심의 불만과 기대를 온 몸으로 받아내는 시대정신이다. ‘젊은 김대중’이 1960년대에 했던, 국민과 국가를 위한 성찰과 모색, 4·13총선에서 호남인이 간절히 바라는 사람이다. /ssnam48@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