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이변이 불러온 해저터널의 필요성 임채만 정치부 차장대우

2016년 02월 01일(월) 18:56

지난달 23일 예상치 못한 폭설로 인해 제주공항이 마비됐다. 하늘길이 막혀 항공기가 전면 결항되면서 수만여명의 이용객들이 노숙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이번 제주도의 폭설은 32년만에 기록적인 적설량을 기록하면서 항공기 이외의 대체 교통수단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때마침 전남도는 수면아래로 가라앉아 있던 목포-제주간 해저터널 추진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는 16년간 16조8천억원을 투입해 지상(목포-해남 66㎞), 해상교량(해남-보길도 28㎞), 해저터널(보길도-제주도 73㎞)등 167㎞ 구간에 이르는 대규모 토목공사다.

지난 대선 후보의 공약이기도 했던 해저터널은 그동안 정부와 제주도의 반대로 인해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더구나 제주도는 최근 신공항 건설 추진 계획이 확정되면서 당위성을 못 느끼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번 기상 이변으로 인해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전남도는 이에 발맞춰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목포-제주 해저터널을 통한 서울-제주 KTX 건설을 위한 민관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이낙연 지사는 “서울-제주 KTX가 관광객이 체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제주도 반대 여론이 있었지만 신공항 건설이 확정됐기 때문에 방해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도버해협, 일본 세이칸 터널을 예를 들며 오히려 제주 방문객이 늘어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해저터널은 4·13 총선 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벌써 감지되고 있다. 제주 한 지역 국회의원 예비후보는 “최근 한파와 폭설 등 자연재해로 제주에서 강제 고립되는 현상이 빚어지면서 국민들이 혹독한 체험을 했다”면서 “해저터널 건설을 중앙 정부에 건의하고 법률을 제정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해저터널 건설은 근시안적으로 무조건 반대할 게 아니다. 기후변화, 제주 관광객 급증 등 상황이 시시각각 변함에 따라 국토균형발전, 신성장경제권 형성이라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격적으로 추진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