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당해고?’ 악성민원 제재 방법 없나 주재홍 사회부 기자 |
| 2016년 02월 04일(목) 19:35 |
|
기업체에 적용할 경우 사장은 ‘갑’, 근로자는 ‘을’로 표현되곤 한다. 기업체에서 을은 근로 및 서비스를 제공하고, 갑은 급여를 제공함으로써 갑을관계를 유지한다.
그러나 근로자들이 제때 정당한 급여를 받지 못하는 경우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곤 한다.
지난해 전국 근로자 30여만명이 1조3천억원의 급여를 받지 못했다.
지난달에는 설 명절이 다가오자 ‘제발 밀린 급여 좀 주라’는 정부의 독려 정책까지 나왔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도 종종 있다. 소위 을의 횡포다.
광주 광산구의 D업체에서는 ‘갑’과 ‘을’이 뒤바뀐 상황이 벌어졌다. 지난해 6월 허위 이력서와 경력으로 취직한 근로자 조모(42)씨는 한달도 되지 않아 퇴사했다. D업체는 “조씨의 업무 태만과 시키지도 않은 사진과 영상(민원을 제기할 것들)을 찍는 행위에 대해 경고했지만 조씨는 마치 어서 해고를 해줬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고 밝혔다.
아니나 다를까 조씨가 퇴사한지 3개월이 지난 후 D업체에는 전남지방노동위원회(이하 노동위)에서 ‘부당해고’ ‘임금체불’ ‘근로계약서 미작성’ 등의 이유로 출석요구서가 날아왔다.
알고 보니 조씨는 2012년부터 현재까지 노동위에 구제신청을 제기한 건수만 14건에 달했다. 전국의 14개 업체 중 6개 업체에서 100만-800만원에 이르는 합의금을 뜯어냈다.
이에 더해 임금체불 등으로 노동위에 신청서를 제출한 것만 90여건에 달했다. 이로 인해 해당 기업은 경영상 큰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노동위에서는 알면서도 조치를 취할 수 없다. 노동위는 근로자들이 부당해고 등에 관해 조사 신청서를 제출하면 신청행위의 정당을 판단하기 보다 사안의 진위를 가려야 하는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진위를 가려 내는 과정에서 중소기업들이 입는 금전적·정신적 피해는 엄청나다. 만일 근로자가 다른 의도를 가지고 허위 신고라 하더라도 뚜렷한 제재 방법이 없다.
건전한 노사관계 정립을 위해서는 노사 모두의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사용자의 횡포도, 근로자의 악성민원도 모두 근절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