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개혁은 올바른 공천에서 시작된다 본사 사장 ssnam48@kjdaily.com

2016년 03월 02일(수) 20:18

4·13총선이 4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각 당은 공천할 인물 가리느라 정신이 없다. 새누리당·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등은 공천관리위원장을 각각 내정하고 각기 다른 룰을 만들어 인물 고르기에 돌입했다. 지난해 국민들이 ‘국회장례식’까지 연출하고 ‘근조(謹弔)국회’라 써 붙일 정도로 국회와 국회의원에 대한 불신이 고조된 상황에서 각 당은 ‘개혁 공천’으로 정치 불신을 돌파해보겠다고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위원장은 자신이 불출마 선언까지 하면서 ‘소신껏’ 공천개혁을 하겠다는 각오를 보이면서 현장 압박면접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홍창선 공천위원장은 병역납세미필자, 물의를 일으킨 자 등은 배제하겠다며 인터넷 현장 실중계면접을 진행하고 있다. 전윤철 국민의당 공천위원장은 ‘국민눈높이 공천’을 원칙으로 내세우며 도덕성 전문성 있는 후보를 내세우겠다고 얘기 했다.

다 좋다. 공천 목전에서 광주·전남 지역민이 가장 관심을 갖고 주목하는 곳은 국민의당 광주 공천이다. 광주는 지난해 새정치민주연합의 호남 독점정치를 비판하며 정치개혁 목소리를 높여 국민의당 이라는 제3당이 탄생하게 한 주역이다. 광주는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8명의 국회의원이 모두 물갈이 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70%가 넘었었다. 그런데 현역의원 8명 중 6명이 국민의당으로 옮기면서 현역의원 물갈이를 국민의당이 떠안게 되었다. 광주 8명중 2명의 현역의원을 안고 있는 더민주당은 최근 3선의 강기정의원을 현역의원 20% 컷오프 대상으로 발표했고 강기정 의원은 백의종군을 선언한 상태다.

4일 현재까지 공천 진행과정을 보면, 국민의당과 더민주당이 맞붙은 광주의 경우 더민주당이 훨씬 개혁 공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강기정의원의 내려놓는 모습, 백의종군은 국민의당 6명 현역의원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에 국민의당도 20%현역의원 교체 원칙을 포함한 공천관리시행세칙을 발표했다. 국민의당은 광주 현역의원이 꿈쩍도 하지 않자 ‘국민의당 지도부에 드리는 긴급 제안문’까지 채택했다. 문병호의원 등 수도권 출마자 28명은 당 소속 호남 현역의원들의 수도권 출마를 지도부가 결단하라고 강조하며 경륜있는 호남 현역의원이 호남지역에 안주하지 말고 과감하게 박차고 나와 수도권 바람을 일으킬 장수가 되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쯤 되면, 호남의 정치적 개혁 바램은 물건너간 것 같다. 공천과정은 곧 벌어질 선거 판도와 정치판의 미래를 좌우한다는 점에서 가장 투명하고 개혁적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치변화를 주도해주길 바랬던 국민의당 공천과정이 기득권싸움으로 번지는 것을 보면서 다시 한번 현실정치의 높은 벽과 한계를 실감한다.

호남인은 이런 어설픈 선발 과정에서 국회의원 당선자가 나오고 결국 그들이 앞으로 국가와 지역사회 발전을 견인해간다는 점에서 우려가 깊다. 새로운 정당이 이해관계에 따라 입후보한 사람들 가운데 옥석을 가리는 정도의 인물 선정을 하고, 시민의 요구가 전원 물갈이임에도 불구하고 적당한 선에서 타협에 의한 공천을 통해 국민 앞에 인물을 내세운다면 ‘새롭다’ 할 수 없다.

얼마전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4월 총선에서 지역구 현역의원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22.2%에 그쳤다. 반면 현역의원 아닌 다른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52.4%로 집계됐다. 현역의원과 맞붙을 상대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유권자의 생각이니 현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얼마나 깊은지 알 수있다. 이 여론조사 민의를 각 당이 총선에 반영한다면 각 당은 현역의원의 절반을 물갈이 하는 게 맞다. 많게는 70%까지 물갈이해야 한다. 인적쇄신에 대한 정치개혁 욕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올해 총선에서 호남 공천은 꼭 민심이 반영되어야 한다.

필자는 바른 공천이 정치개혁의 시작이라고 믿는다. 그 대원칙이 이번에는 꼭 실현되어야 한다. 올해 국회의원 선거는 다음 대통령 선거를 좌우한다는 점에서 어떤 인물을 뽑느냐가 국가 발전의 동력을 상실하고 퇴보하느냐, 번영을 향해 전진하느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특히 국민의당 공천 관리자들에게 당부드린다. 호남의 정치개혁 요구를 왜곡하지 말라. 이 나라의 많은 이들이 절망하고 있다. 호남의 많은 이들이 제대로 된 정치를 원한다. 국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한 지금, 바른 공천에 대한 책무는 실로 막중하다. 정치개혁 반드시 이뤄내야 하고, 국회 체질도 환골탈태해야 할 시점에서 ‘올바른 인물’을 갈구하는 호남의 목마름을 잊지말라.

정치개혁의 출발점은 ‘올바른 공천’에서 나온다. 국회의원은 월급만 타 먹기 위해 하는 자리가 아니고,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자세가 돼 있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국회의원들은 무노동무임금의 규정에도 저촉되지 않는다. 적잖은 세비와 막대한 사무실 운영비와 불체포특권과 교통비 특혜, 각종 수당 등 국민혈세를 엄청나게 갉아 먹으면서 일은 하지 않았다.

교과서같은 얘기지만, 권력의 주체는 국민이고 정치의 주체도 국민이다. 공천의 주체도 국민, 지역민임을 잊지 말라. 훌륭한 정치 엘리트가 양성되지 못하는 기형적인 정당구조를 깨라. 지역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보다 중앙에서 잠깐이라도 나댄 사람이 공천될 가능성이 높은 후진적 시스템은 안된다. 사명이뭔지 모르고 오로지 권력만 누리려는 권위주의 정치문화를 깨자는 게 호남발 정치개혁의 요구다.

공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결단하라. /ssnam48@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