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교육청 특정간부 관사 필요한가요? 김재정 지역사회부 차장

2016년 03월 20일(일) 19:04

전남도청이 2005년 광주에서 남악으로 이전한 뒤 직원 대부분 주거지를 옮겼다. 개방형 공모를 통해 외부인사를 채용해도 주거 문제는 당사자의 몫이었다. 본인 의지에 의해 지원했고 계약 내용에 관사 제공 여부는 포함돼 있지 않아서다. 전남도가 운영 중인 관사는 지사, 행정부지사, 정무부지사 3개 뿐이다.

광주시는 시장이 쓰는 관사(1급지)를 2014년 매각했다. 2급지 관사는 경제부시장만 이용하고 있다. 문인 행정부시장은 자택에서 출·퇴근한다. 3급지 관사 2개는 모두 ‘국가직용’이다.

광주시교육청은 2010년 장휘국 교육감 취임 직후 특정 직위를 개방형으로 채용했다. 모 대기업 고위직을 지낸 A씨다. 전국적 명성을 얻고 있던 인물이라 화제가 됐다. 서울에서 생활해온 A씨는 2011년엔 교육청 인근 주택에서 세입자로 거주했다고 한다.

그런데 시교육청은 2011년 말 계림초교 관사 관리권을 넘겨받아 리모델링했다. 4천100만원의 예산이 들었다. 기존 학교 관사를 용도 변경해 다른 학교시설로 사용하거나 용도 폐지 후 철거했던 것과는 다른 조치다.

A간부는 2012년 2월 계림초교 관사에 입주했다. 당시에도 기자는 A간부의 관사 입주가 부적절하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A간부는 현재까지 4년 넘게 관사에 거주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A간부에 대한 ‘배려’로 이해해달라고 한다. 미사용 3급지 관사 재활용이, 규정에 어긋나지도 않는데 무슨 문제가 되느냐고 항변할 수도 있다. 하지만 3급지 관사는 교장에게 관리권이 있는 교직원용이다. 유독 계림초교 관사만 관리 주체를 바꿔 A간부를 위한 용도로 사용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

대부분 서민은 타 지역으로 직장을 옮기면 자비를 들여 집을 구한다. 그게 상식이다. 연봉 8천200만원(업무추진비 포함) 수준의 A간부는 9천만원(신차 기준) 가량의 수입차를 탄다. 개인 사생활과 가치관을 놓고 가타부타 할 순 없다. 허나 서민들 상식에 A간부의 관사가 어떻게 비쳐질지 궁금하다.

A간부는 시교육청과 3차례(2011년, 2013년, 2015년) 계약했다. 2017년 말 임기가 끝나면 A간부가 광주를 떠날지, 남아있을지는 알 수 없다. 다만 관사 문제부터라도 지역민 정서에 부합하는 상식적 판단을 하는 건 어떨까? ‘배려’와 ‘특혜’는 사소한 차이에서 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