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대학가 선후배 문화 뿌리 뽑아야 이정민 사회부 기자

2016년 03월 22일(화) 19:11

3월 대학가 입학시즌을 맞으면서 대학 등록금, 취업난, 원룸 구하기 등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화두는 바로 선배들의 그릇된 군기잡기 문화다.

이들은 말 그대로 ‘군기’를 잡는다는 명목아래 후배들에게 폭언을 하거나 가혹행위를 시키는가 하면 심한 경우는 폭력까지 휘두르기도 한다.

실제 지난 17일 곡성에 위치한 한 대학교에서는 신입생과 선배들의 대면식에서 특정학생에게 선배들의 폭언 등이 이어져 이 학생이 학교 건물에서 투신했다.

경찰의 정확한 수사 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당일 선배들과 이 학생간의 문제가 있었던 것은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의 문제는 학교측의 대처다.

학교측은 이 사건이 일어난 후 진상 조사보다는 이 같은 내용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학생들을 ‘입막음’ 시키기에 급급했다.

학교 이미지를 생각하기 전에 피해학생이 왜 목숨을 걸고 뛰어내려야 했는지와 이러한 일이 또다시 재발하지 않게 하는 것이 먼저였어야 했다. 이처럼 선후배간의 잘못된 군기문화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들이 말하는 군기란 무엇일까. 학번이 늦다는 이유로,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자신들에게 ‘복종’을 강요하는 것이 군기인 것인가.

일부 지역에서는 선배들이 후배들의 핸드폰을 검사하는 등의 개인 인권도 침해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수십년째 이어지고 있는 이 같은 악습을 없애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지 않은 것은 아니다.

광주의 한 국립대 일부 학과에서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할 수 있는 신입생 환영회나 MT 등을 봉사활동이나 나들이 등으로 대체하고 밝은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가 모르는 곳곳에서는 ‘악습’이 존재하고 있다. 이를 뿌리 뽑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노력뿐만 아니라 학교측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근본적인 대책을 찾아야한다.

아름다운 20대 청춘들에게 바르고 건전한 선후배 문화가 정착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