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력도, 적극성도 없는 시교육청 김재정 지역사회부 차장

2016년 04월 03일(일) 19:54

최근 광주시교육청의 교육행정을 보고 있노라면 쓴웃음만 나온다.

시교육청은 지난해 말 광주시의회의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 심의 과정에서 유치원 예산 전액 삭감을 지켜봤다. 삭감 주체는 시의회였지만 시교육청도 암묵적(?) 동의를 해줬다는 게 정설이다.

올해 초 시의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장휘국 교육감의 최측근 박재성 전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사무국장을 교육국장 자리에 앉혔다. 박 국장은 교장·교감 경력이 없는 평교사다.

또한 조례 개정 절차 없이 이모씨를 광주학생해양수련원 초대 원장으로 발령냈지만 시의회의 문제 제기 이후 대기발령하는 촌극을 벌이기도 했다. 이씨는 2012년 사립학교 교사 대상 공립 특채 과정에서 점수를 조작해 합격자를 바꿔치기했던 인물이다.

사립학교 채용사기 연루 교사를 ‘절차상 문제가 없다’며 교감으로 승진(3월1일자)시켰다. 해당 교감은 지난달 31일 딱 한달 만에 직위해제됐다.

일련의 상황 속에서 드러나는 것은 시교육청의 정치력 부재다. 소통 없는 일방통행에 기인한다.

교육국장 인사 이후 교육청과 시의회간 기류는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광주학생해양수련원장 대기 발령도 마찬가지다. 담당 과장은 ‘시의회 통과에 아무 문제 없을 것’이라고 교육감에게 보고했다고 한다. 하지만 교육감 앞에는 시의원들의 냉랭한 반응만 있었다. 시교육청 조직은 절차상 치명적 실수를 했다. 그런데도 어떤 정치력도 발휘하지 않은 채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듯 얼렁뚱땅 넘어가려 했다. 이후 책임지려는 사람은 없다.

미취학 7남매 사건도 그렇다. 수차례 전수조사에서 파악을 못한 이유는 커녕, 교육청 차원에서 어떻게 하겠다는 공식 입장조차 내놓지 않는다. 그저 ‘우리가 잘못한 게 아닌데 굳이…’라는 식이다.

정치력도 적극성도 없는, 전형적인 ‘아마추어’의 모습이다.

시교육청이 학생·학부모, 그리고 광주시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을까? 이런 식이라면 곤란하다.

하나 더. 올해 초 임시방편으로 3개월 분을 편성한 누리과정 예산은 지난달 소진됐다. 4월 추경 때 유치원·어린이집 예산을 편성하지 못하면 보육대란은 불가피한 상황. 시교육청 내부적으로 ‘돈’이 없어 추경이 힘들 수도 있다는 이야기까지 조심스럽게 나온다. 시교육청은 누리과정 추경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까?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