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팡질팡 5·18기념행사위 유대용 사회부 기자

2016년 04월 04일(월) 20:22

5·18 기념공원, 5·18 민주화운동 기록관, 518 버스까지 36주년을 맞은 5·18은 이제 ‘광주’ 그 자체라 해도 무방할 만큼 생활 속에 깊이 자리 잡았다. 단 하나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이하 행사위)만 빼고 말이다. 5·18 36주기를 40여일 앞두고도 갈피를 못 잡아 갈팡질팡하고 있다. 이에 올해 행사위의 준비 미흡으로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까 우려된다.

이 같은 우려는 사무실 개소 지연에서부터 시작됐다.

예년과 다르게 동구 금남로 전일빌딩이나 광주YMCA 건물 2층을 사무실로 쓸 수없게 됨에 따라 행사위는 구 동구청 2층에 사무실을 마련했다.

이 과정에서 5·18의 상징성과 위치상의 이점, 무료 임대를 통한 예산 문제 등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민주평화교류원 별관이 대안으로 제시됐으나 준공 상태 등 여건이 여의치 않아 수포로 돌아갔고 자연스럽게 사업기조와 추진방향 등 사업계획 구성도 늦어지게 됐다.

제35주년 행사위가 지난해 3월24일 기자회견을 갖고 35주년 행사에 대해 설명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올 행사위는 5·18 36주기를 40여일 앞두고도 사업기조·추진방향 등에 관련된 이렇다할 소식을 들려주지 않고 있다. 지난달 25-31일 동안 36주년 기념행사 슬로건을 공모한 결과 ‘오월광주, 기억을 잇다! 평화를 품다!’라는 문구가 확정됐다는 소식이 전부다.

뿐만 아니라 6일 예정된 공식 출범식을 이틀 앞둔 현재까지 홈페이지가 마련되지 않아 5·18 기념행사 일정에 대해 알고 싶어도 찾아볼 방도가 없다. 이 정도면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라는 말이 무색하기까지 하다.

지난해 5·18 기념행사는 국가보훈처와 5월 단체간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두고 갈등을 빚어 ‘반쪽’짜리 행사로 진행된 바 있다. 행사위의 지지부진한 사업추진으로 올해 5·18 기념행사가 ‘반쪽’보다 못한 행사로 전락할까 심히 걱정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