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향’ 빛고을…우리 모두가 문화시민 정겨울 문화체육부 기자 |
| 2016년 04월 13일(수) 20: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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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원학교를 거쳐 서울예고 수석, 한국예술종합학교, 독일 뮌헨 국립음대에서 최고연주자과정을 마치고 온 차세대 피아니스트란 명성답게 이날 공연장엔 그를 보러 온 관객들로 가득 찼다.
공연 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리고, 연주가 시작됐다. 연주자는 이탈리아 출신 작곡가 페루치오 부조니가 바흐의 작품을 편곡한 ‘10개의 오르간 코랄 전주곡’으로 무대를 열었다.
한참동안 피아노 선율 향연에 빠져들고 있을 때쯤 악장 하나가 끝이 났다.
헌데 이게 웬걸. 객석에선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일부 관람객이 곡이 다 끝난 것으로 착각한 것이다.
본래 클래식 공연에선 한 곡이 모두 끝난 후에 박수를 치는 것이 관람 예절이다. 연주자의 감정과 음악 작품의 흐름에 방해를 일으키지 않아야 하기 때문.
평소 악장과 악장 사이 적막함과 긴장감이 좋아 공연 관람을 하곤 했는데, 이날 갑자기 쏟아진 박수소리를 들으니 매우 당황스러웠다. 한 자리에 있던 관람객으로서 괜스레 연주자의 표정과 다른 관객들의 반응을 살피게 됐다. 일부 관객들은 공연에 방해가 된다는 듯 표정을 찡그리기도 하고, 사방에 눈을 흘기기도 했다.
관객들 뿐 아니라 연주자도 당황스럽긴 마찬가지였는지, 이어지는 곡에서 ‘당황스런 박수’를 피하기 위해 악장 간 호흡을 최대한 짧게 두는 것처럼 느껴졌다.
1막이 끝나고 15분의 휴식시간 동안 ‘박수’의 근원지를 찾아냈다. 알고 보니 이는 단체관람을 온 어린이 관객들이었다. 다시 생각해 보니 그들의 박수가 기쁘게 들렸다. 클래식 공연 관람 시 지켜야 할 예절·규칙을 떠나, 단순히 공연을 즐기는 모습이 박수로 표출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 나이에 좀처럼 경험하기 어려운 클래식 공연을 함께 즐기고 호응한 것이었다.
격식 없이 ‘문화’로 소통하는 새싹들을 만났다. ‘예향 광주’의 어른들이 이들을 위해 다양한 문화 향유 기회를 마련해줘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