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누리과정 방치 말아야 김재정 지역사회부 차장

2016년 04월 17일(일) 18:56

4·13 총선이 끝났다. 선거 결과를 차치하고 많은 국민들은 제20대 국회가 과거와는 다른, 진정한 의미의 ‘민생 국회’가 되길 기대한다. 국회와 정치권이 해결해야 할 민생 현안이 켜켜이 쌓여 있어서다.

교육 분야 최대 민생 현안은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문제다. 누리과정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2012년)으로 출발했다. 수년 째 어린이집 예산 책임 주체를 놓고 소모적 갈등만 지속하고 있다.

정부-교육청간 접점 없는 대립 상황이 지속될 경우 당장 유치원은 이달 말, 어린이집은 다음달부터 보육대란의 파고를 피할 수 없다.

교육청 소관인 유치원은 각 지역 교육청 별로 지자체, 지방의회와의 협의를 통해 언제든 예산 배정이 가능하다. 광주의 경우 지난해 예산 심의 과정에서 전액 삭감된 뒤 유보금으로 남겨뒀다.

반면, 어린이집은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 정부와 교육부는 ‘시행령’을 이유로 책임을 교육청에 떠넘기고 있다. 압박의 강도도 거세다. 교육청은 ‘현행법’상 정부가 책임져야 할 몫인 데다, 관련 예산도 없는 만큼 예산 편성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4·13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누리과정 문제에 적극 나설 것으로 내심 기대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선거 과정에서 누리과정은 각 당의 이해 관계와 정쟁에 파묻혀 사실상 ‘찬밥’ 신세가 됐다.

총선이 끝난 지금부터라도 국회와 정치권이 국민 정서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누리과정 예산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예산 부담 문제로 인해 영·유아, 학부모, 어린이집 관계자 등이 더 이상 고통받아선 안된다. 정부-지방간 갈등 구도는 사회적 낭비이자 무책임한 공방일 뿐이다.

2017년은 19대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다. 2012년 대선 공약을 둘러싼 논란이 내년 대선 때까지 이어져선 안될 일이다. 그럼에도 20대 국회가 해법을 찾지 못하고 누리과정을 대선 정국으로 떠넘기는 것은 직무유기다. ‘한표’를 요구하며 선거 과정에서 그토록 외쳤던 ‘민생’을 포기한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