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정을 사랑하십니까? 김종완 |
| 2016년 05월 01일(일) 19: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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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용익 그레고리오 선교사는 “가정은 사회생활의 첫 시작인 작은 공동체이며, 가정에서부터 시작된 따뜻한 사랑이 이웃에 번져 나가면서 사회에 밑거름이 되고 큰 기반을 이룬다. 따라서 가정에서 평화를 잃으면 그 어떤 곳에서도 평화를 찾을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다보니 ‘당신은 가정을 사랑하십니까?’라고 물으면 열에 여덟, 아홉은 “그렇다.”라고 대답한다.
그럼 잠시 도로교통, 특히 음주운전 분야로 시선을 돌려보자.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다른 교통법규 위반 교통사고보다도 치사율이 높고, 한 가정을 파탄으로 몰고 갈 수 있으며, 우리 사회 전반에 미치는 파장이 너무도 크기 때문에 음주운전을 ‘자살행위’, 타인에 대한 ‘살인행위’, 심지어는 한 가정을 파괴하는 ‘가정파괴범’으로 표현 하는 것에 대다수가 동의한다.
하지만 도로교통공단의 음주운전 교육은 매번 예약이 가득 차 있고, 교육이 있는 날이면 매번 100여명이 강의장을 채운다.
최근 음주운전 단속 수치를 0.05%에서 0.03%로 낮춰 단속을 강화한다는 법령개정 여부에 대해 여론조사를 한다고 한다.
음주운전 교육생에게 “벌금이나 단속기준을 강화한다면 찬성하겠느냐?”고 물으면 대부분의 교육생은 앞으로 음주운전 안할 테니까 상관없다고 하는데 일부분의 교육생은 혹시나(?)하는 생각에 반대하거나 기권을 한다.
비록 좋은 의도의 정책이지만, 혹시나 부득이하게 본인이 음주운전으로 단속에 걸리게 될 경우를 가정해서 이기적인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의로운 일도 내게 이득이 되지 않으면 불의하다고 여기는 ‘역선택(adverse selection)’으로 인한 부작용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해 발생한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총 2만4천399건으로 전체 교통사고 23만236건의 10%를 넘는다. 3회 이상 음주단속에 적발된 상습 음주운전자도 2013년 3만9천490명에서 2015년 4만4천986명까지 늘어났다.
음주운전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아 이제 검·경이 4월 25일부터 음주운전자의 동승자까지 처벌하고 상습 음주운전자 차량을 몰수하는 강수를 빼 들었다.
이에 대해 갑론을박이 있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가정을 사랑하는 사람은 절대로 음주운전을 하지 않는다. 평소에는 음주운전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한 운전자라도 술을 마시면 음주의 유혹을 이기지 못한 때가 많다. 그래서 운전자는 선제적으로 자신이 음주운전의 유혹에 빠지기 쉬운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
더불어 음주운전으로 연결되기 쉬운 유혹에서 벗어나 음주운전을 하지 않기 위해 건전한 생활습관과 명확한 운전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일전에 교육 후, 교육생이 제게 찾아와서 고해성사 하듯이 이런 말을 해 주신 분이 있었다.
“교수님, 저는 이번에 음주운전에 단속된 것이 잘 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는 음주운전을 수도 없이 많이 했어도 그동안 걸리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걸릴 줄 알았습니다, 이번 교육을 통해서 다시 한 번 음주운전의 심각성을 깨닫고 다시는 음주운전하지 않겠습니다.”
이어서 하는 말씀이 “이제 저희 회사에서 회식을 할 때 회식 시작 전에 모든 직원에게 1만원씩을 나누어 줍니다. 그리고 ‘술은 마음껏 드시고 반드시 대리운전으로 귀가하십시오. 이렇게 까지 했는데 음주운전을 하면 앞으로 회사에 출근하지 마십시오’라고 한 뒤 회식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제가 도리어 “감사합니다”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소위 가정의 달인 5월이다. 내 가족을, 가정을 사랑하는 마음을 확인하는 방안으로 먼저 음주운전에 대해 알고 자신의 운전 습관을 되돌아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