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공교육 불신…학원으로 몰린다 김재정 지역사회부 차장

2016년 05월 01일(일) 19:31

최근 광주지역 학원 현황을 취재하면서 ‘공교육 부재-사교육 쏠림’ 현상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처음엔 불경기→소비 위축→학원 폐원 급증→학원수 감소로 이어지는 그림을 예상했다. 폐원 급증까지는 예상과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학원수 감소까지 이어지지 않은 게 광주의 현실이었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6년간 광주지역에서 문을 닫은 학원은 총 1천883곳이다. 물론 초·중·고 학교교과교습 학원 기준이다. 2010년 3천525곳이었던 학원 수는 2015년 3천343곳으로 겨우 182곳만 줄었다.

분명 경영난 등을 이유로 문을 닫는 학원이 적지 않다. 폐원하는 수 만큼 새롭게 개원하는 학원도 많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수요·공급의 원칙에 따른 시장 논리로 해석하는 게 타당할 듯 하다. 학원을 원하는 수요가 줄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광주 학원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입시·검정 및 보습학원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입시·검정 및 보습학원 수는 2010년 2천96곳, 2011년 2천134곳, 2012년 2천107곳, 2013년 2천106곳, 2014년 2천89곳, 2015년 2천95곳 등으로 거의 변화가 없다. 같은 기간 폐원한 입시·검정 및 보습학원 수는 2010년 196곳, 2011년 214곳, 2012년 235곳, 2013년 194곳, 2014년 207곳, 2015년 175곳으로 6년간 1천221곳이 문을 닫았다. 문을 닫아도 새로운 학원이 다시 빈 자리를 채우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

또 다시 생긴 궁금증 하나. 광주의 학원 수요는 왜 줄지 않을까. 적지 않은 학부모들이 공교육에 대한 불신에서 그 이유를 찾는다. 결국 학교 교육을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고등학생과 중학생 자녀를 둔 지인의 이야기는 공교육이 무너진 광주교육의 슬픈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지금 누가 공부를 학교에서 하나요. 다들 학원에서 배우지…”

학생·학부모들이 왜 학원에 의존해야 하는지, 공교육 불신의 근본 원인은 어디에 있는지, 이 같은 현실을 타개할 장기 대책은 무엇인지, 시교육청은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