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만 남았다 유대용 사회부 기자

2016년 05월 02일(월) 18:49

올해도 어김없이 5월이 찾아왔다. ‘반쪽’이 아닌 온전한 기념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만은 여전히 불투명해 한편으로 씁쓸한 생각이 든다.

그런데 최근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5월 단체들이 올해 정부 주관 5·18 기념식에 참여키로 의견을 모았다는 것이다. 이에 국민의당을 비롯, 정치권과 사회단체의 ‘님을 위한 행진곡’의 기념곡 지정 촉구 움직임도 분주하다. 5월의 주인공들이 정부 기념식에 함께하기로 한 만큼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에 대한 기대도 그 어느 때보다 높다.

하지만 정부는 올해도 역시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 2년간 ‘님을 위한 행진곡 기념곡’ 제정 문제로 묘지에서의 공식 기념식을 불참해 온 5월 단체들이 5월 대동정신 아래 행사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것과 대조적이다.

정부는 지난 수년간과 같은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여전히 ‘모두 같이 부르기에 적절치 않은 노래다’며 버티는 모양새다. 보훈·안보 단체 반발과 작사가인 황석영의 방북 경력 등의 이유로 제창을 금지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남은 임기 기간 동안 이번 선거에 나타난 민의를 잘 반영해서 변화와 개혁을 이끌면서 각계각층과 협력과 소통을 잘 이루어나갈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한 것과 정부 측의 태도를 비교해 보면 박 대통령의 말에 진심이 담겨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

지난 4·13 총선 이후 3당 체제 출범을 앞두고 있는 이번 5월은 여느 때보다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 총선에서 나타난 민의를 반영하겠다고 한 말의 첫 행보로 ‘님을 위한 행진곡’이 제창 허용은 어떨까?

2013년 5·18 기념식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 퍼지는 동안 굳게 다문 정부 측 인사들의 입이 올해만큼은 광주 시민들과 함께 목소리를 내길 바란다. 민의를 반영한 정부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