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이란 전력 인프라 구축 사업 참여한다 ‘한경 이란포럼’서 밝혀…AMI 시범사업 협력 발전소 건설·송배전 효율 향상 등 5조 규모 추정 박연오 기자 yopark@kjdaily.com

2016년 05월 02일(월) 19:17

한국전력이 올 초 경제제재가 해제된 이란의 전력 원격검침시스템(AMI) 구축사업을 벌이는 등 전력 인프라 구축사업에 적극 참여한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국빈 방문을 계기로 한국경제신문사가 지난 1일 이란 테헤란에서 연 ‘한경 이란포럼’에 참석한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은 이란전력공사(Tavanir)와 AMI 구축 합의각서(MOU)를 맺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란전력공사와 추진하게 될 AMI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미터기를 각 가정에 설치해 전기 사용량을 원격 검침하고 관련 데이터를 분석해 전력망 효율을 높이는 시스템이다.

한전은 이 사업을 통해 테헤란 주변 공장지역과 호르무즈섬 등 도서지역 1만2천가구에 AMI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란 정부는 AMI를 1천만가구에 확대 설치할 계획이다. 이 사업 규모는 4조-5조원으로 추정된다.

국가 전역에 전력 원격검침 시스템(AMI)을 구축할 계획인 이란 정부는 이번에 도입하는 스마트미터기의 통신·검침 성능을 검증한 뒤 내년께 전국 1천만가구에 AMI를 보급하는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한전은 AMI 구축 외에도 이란에서 발전소 건설과 송·배전 효율 향상 등 광범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조환익 한전 사장은 “민자발전소 건설뿐 아니라 초고압 직류송전 등 송·배전 효율 개선 사업 등에 참여하기 위해 실무 협의를 벌이고 있다”며 “발전에서 송·배전, 스마트그리드로 이어지는 모든 사업 영역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 전력공사 관계자는 “이번 AMI 구축 시범 사업은 앞으로 진행할 전국 단위 사업의 표준을 정하기 위한 것”이라며 “유럽과 일본 업체들도 많은 관심을 보여왔다”고 말했다. 그는 “20여개국에 진출한 한국전력의 검증된 전력망 관리 기술과 중동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AMI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옴니시스템의 기술력 등을 보고 한국 컨소시엄과 사업을 벌이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란 정부가 대대적인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추진하는 이유는 1979년 미국과의 국교 단절 이후 37년간 이어진 경제제재로 전력시설이 크게 낙후했기 때문이다.

이란 정부는 올해 초 17.2%에 달하는 송·배전 손실률을 7%까지 낮춘다는 목표를 세웠다. 더불어 1만7천㎿ 규모 노후 발전소의 가동률을 현재 33%에서 50%대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박연오 기자 yopark@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