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픔이 아픔을 치유하다 정겨울 문화체육부 기자 |
| 2016년 05월 11일(수) 19: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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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를 맞은 이후 대한민국 국민들이 한 목소리로 외쳤던 말들이다. 특히 광주 사람들에겐 세월호 참사가 36년 전 5·18민주항쟁과 묘하게 맞물려 저 구호들이 더욱 마음 속 깊이 와 닿는다.
최근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열린 민주·인권·평화전을 찾았다. 지난 2013년부터 매년 이맘때가 되면 광주시립미술관에선 이 전시를 연다. 민주화의 성지에서 1980년 5월의 뜨거운 함성을 기억하는 미술전시를 여는 것. 올해도 어김없이 그 5월이 찾아왔다.
지난해까지는 국내 작가들만을 중심으로 5월을 노래했다면, 올해는 한국을 비롯해 태국·인도네시아·필리핀·베트남 등 아시아 5개국 작가들이 참여해 ‘광주정신’과 민주·인권·평화의 소중함을 공유하는 형식으로 바뀌었다.
이 전시에 선정된 아시아 5개국 작가들은 저마다 아픈 역사를 갖고 있다.
정치·사회·경제적 급변을 겪은 태국, 식민지 시대 인도네시아 발리 인들의 저항의 역사, 오랫동안 미국의 지배를 받아 온 필리핀, 분단과 전쟁의 슬픔을 겪은 베트남, 5·18민주화운동과 세월호 참사를 겪은 한국 등 각 나라마다 모두 다른 역사를 갖고 있다.
해서 작품의 소재도 국가별로 달랐다. 하지만,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최우선의 가치로 두고, 평화를 갈망한다는 점은 동일했다. 작가들은 미래세대에겐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이같은 작품을 내놓았다고 입을 모았다.
아파 본 사람만이 다른 이의 아픔을 가늠할 수 있다고 했다. 작가들은 ‘미술’이란 매개체를 통해 눈물로 눈물을 닦고, 아픔으로 아픔을 치유하고 있었다. 또, 미술이 사회현실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실천적인 무기로도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다시 5월이다. 민주화가 움튼 이곳에서 아시아 각국 작가들이 마음을 모아 행동하고 실천하고 있다. 제36주기 5·18을 앞두고 민주·인권·평화전을 관람하면서 과거의 아픈 역사를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