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행진곡’ 합창 매우 실망스럽다

2016년 05월 16일(월) 19:40

논란이 됐던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이 기존 방식대로 합창 방식으로 결정됐다.

보훈처는 16일 “금년 행사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은 공식 식순에 포함해 합창단이 합창하고 원하는 사람은 따라 부를 수 있도록 ‘참석자 자율 의사’를 존중하면서 노래에 대한 찬반 논란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역민이나 국민들의 여론을 무시한 처사다. 보훈처는 “부르고 싶은 사람은 따라 부르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부르지 않을 수 있도록 ‘참석자 자율의사’를 존중하는 것이 논란을 최소화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판단”했지만 이는 잘못된 결정이다.

님 행진곡의 제창여부는 국민여론을 수렴하고 국론을 통합하는 하나의 잣대다.

광주전남지역민은 물론 많은 국민들은 제창을 해도 큰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의 최근 조사 결과 기념곡 지정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53.5%로 반대 29.4%보다 24.1% 포인트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13일 여야 3당 원내 지도부와의 회동에서 ‘님 행진곡’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국론 분열이 생기지 않는 좋은 방안’을 마련할 것을 지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회에서도 그동안 제창의 당위성을 거듭 요청하기도 했다. 게다가 ‘님 행진곡’은 5·18 기념일이 1997년 정부 기념일로 지정된 이후 이명박 정부 첫해인 2008년까지 제창방식으로 유지되기도 했다. 따라서 이번 보훈처의 결정은 의도와는 달리 또다른 갈등과 분열을 초래할 여지를 남겼다. 당장 야권에서는 “대통령께서 지난 13일 청와대 회동과 소통 협치의 합의를 잉크도 마르기 전에 찢어버리는 일”이라며 강한 항의를 했다.

5월 단체도 실망스럽기 그지없다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 차명석 5·18 기념재단 이사장은 “1997년 정부 기념일 지정 이후 10년 넘게 기념식 때마다 제창해오던 노래를 정부가 거부하는 것이야말로 민의를 저버리고 국론을 분열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광주시의회도 정부의 결정에 반발해 기념식에 불참하기로 했다.

자율존중을 이유로 님 행진곡이 제창이 아닌 합창방식으로 결정되면서 결국 국민통합은 커녕 또다른 분열을 초래하지 않을까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