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부커상 수상…세계에 빛난 한국문학의 우수성

2016년 05월 19일(목) 19:00

광주 출신 소설가 한강이 쓴 3부 연작 ‘채식주의자’가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맨부커상(Man Booker International Prize) 인터네셔널 부문 수장작으로 선정됐다. ‘맨부커 인터네셔널’상은 노벨문학상,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맨부커상’의 외국 소설 문학상으로, 아시아 작가가 이 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우리 작가가 세계적 문학상을 받은 것은 한국 현대문학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 그 의미가 크다.

‘채식주의자’는 한강이 2004년 발표해 2007년 단행본으로 출간된 작품이지만, 해외에서는 지난해 1월 처음으로 소개됐다. 어릴 때 육식과 관련된 트라우마를 겪은 한 여자가 폭력을 거부하기위해 극단적인 채식을 하면서 죽음에 다가선다는 이야기다. 내면의 고통과 무의식을 생생하게 표현한 작가 특유의 감수성을 서정적이고 치밀한 문장으로 풀어내 인간 보편의 문제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수상은 한국적 정서를 기반으로 한 작품들도 언어의 차이를 초월해 세계적인 작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셈이다. 다만 그 전제로 한국문학이 세계에서 제대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우수한 번역이라는 날개를 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의 수상은 한국어를 6년 동안 독학한 스물아홉살의 영국 여성 데버러 스미스의 번역의 힘이 있었기에 가능했기 때문이다.

한국소설의 독특한 주제와 기법을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다면 한국문학도 세계시장에서 충분한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줬다. 번역가에 대한 지원, 발굴 등 제도적 장치가 뒷받침돼야 하는 이유다.

채식주의자는 한국 문학이 세계문학의 본류에 동참하는 물꼬를 텄다. 해외 진출을 생각하는 젊은 작가들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 준 것 뿐만 아니라 국내 독자들이 뜨거운 관심속에 침체된 국내 문단 활력의 기폭제가 됐다.

나아가 글로벌 시장에서 더 많은 독자들이 한국 작품을 읽게 되고 우리 문학이 더 멀리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