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공연, 미디어아트와 협업은 시대적 미션 김미숙 조선대교수

2016년 05월 19일(목) 19:00

이 시대 문화와 예술은 무엇인가. 도대체 무엇이길래 시대적 화두가 되었는가. 마치 문화와 예술을 배타시한다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양 문화와 예술에 대한 찬가가 지속되고 있다. 그같은 추세는 21세기에 본격화된 듯하다. 문화의 세기니 뭐니 하면서 문화의 가치를 높이 샀고 예술의 중요성과 귀함을 따졌다. 더욱이 이곳 광주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다. 빛고을 광주에서 문화와 예술에 대한 방점이 더욱더 크고 무겁게 찍히는 까닭이다.

필자가 이끄는 김미숙뿌리한국무용단은 올해 빛고을시민문화관 공연장상주단체로 선정돼 1년간 활동하게 된다. 얼마 전 빛고을아트스페이스에서 광주문화재단 미디어아트 레지던스 작가와 공연장상주단체 입주식을 가졌다. 공연장 상주단체는 연극, 음악, 무용 등 3개 단체가 뽑혔고 레지던스 사업엔 모두 6개 팀의 미디어아티스트들이 선정됐다. 이 모든 게 문화와 예술의 가치를 높이 사고 숭상하며 이를 토대로 미래 성장동력을 삼기 위한 일환인 것이다. 때문에 문화예술 활동은 예술가 개인 및 단체 만이 아니라 사회로의 보폭을 넓혀가야 한다. 레지던스와 공연장상주단체 활동은 그 같은 맥락에서 활용해야 한다.

2014년 광주는 미디어아트 분야로 유네스코 창의도시에 선정됐다. 장르의 벽허물기와 통섭, 융합 등이 미디어아트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광주시와 광주문화재단은 유네스코 창의도시 미디어아트의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빛고을시민문화관을 정점으로 미디어아트관광기반구축사업을 도모하고 있다. 여기에 우리 무용단이 상주단체로 들어가 있기에 미디어아트와의 협업에 관심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미디어아트란 무엇인가. 미디어아트를 따져 묻기에 앞서 20세기 사진과 영화라는 장르부터 살펴봐야 한다. 벤야민에 따르면 사진과 영화는 복제기술로 이전의 고전적 예술과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미학을 탄생케 했다. 그리고 1세기가 지나 복제기술과는 또 다른 컴퓨터와 디지털이라는 합성기술 또는 기술생성이 우리에게 새로운 미학을 요구한다. 복제매체가 원작회화와 예술을 바탕으로 한 고전적 지각모델을 무너뜨렸다면 컴퓨터는 또 다시 복제매체에 토대를 둔 20세기 지각모델을 무너뜨리고 있다. 미디어아트, 즉 디지털 미학이 새로이 움트고 있다.

처음 생각은 이랬다. 우리 무용단의 공연만 잘 하면 될 거라고. 그러나 미디어아트로의 포문을 활짝 열고 미디어아트로 특화시켜 나가려는 광주시와 광주문화재단의 미래지향점을 알고선 생각이 달라졌다. 미디어아트가 단순히 조형적인 작업에서만 이뤄지는 게 아니라 모든 예술장르와의 협업이 가능하며 펌핑의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하면서다. 우리 무용공연에서도 충분히 미디어아트와의 접합점이 있고 현재도 부분적으로 도입되어 무대를 생동감있게 변모시키는 기술로 활용되고 있는 터다. 이번 공연장상주단체 활동 기간을 통해 미디어아트 레지던스 작가들과의 콜라보를 통해 더욱 내밀한 협업을 도모해볼 참이다. 그리하여, 미디어아트분야로 유네스코 창의도시가 된 광주의 품격과 위상을 한껏 드높여볼 참이다. 미디어아트 작가들과의 소통을 통해 무용공연의 새로운 무대를 열어보고 싶다. 광주시민들이여, 미디어아트와 무용공연의 콜라보를 기대해보시라.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와 도시가 필요로 하는 문화를 엮고 창출해나가는 게 이 시대 예술의 미션이 아닐까 생각해면서 열심히 준비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