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지행정의 전문성, 공무원의 역량에 달려있다 이용교 |
| 2016년 05월 22일(일) 18: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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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센터에는 기존 복지팀과 별도로 ‘맞춤형 복지팀’을 새로 만든다. 복지팀은 방문하는 민원인을 상담하고 서비스를 지원하며, 맞춤형 복지팀은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주민을 적극 발굴하고 가정 방문상담과 개인별 맞춤형 복지를 제공하여 자립을 지원한다.
시민에게 생애주기별로 맞춤형 복지를 제공하기 위해 읍·면·동의 평균 직원수 14명에 추가로 3명 사회복지직이 배치되면, 복지공무원 7명은 행복센터 직원의 41.2%로 이름에 걸맞게 일할 수 있다. 하지만, 단기간에 복지공무원 1만명 이상이 필요한데, 최근 새로 임명된 공무원이 사회복지에 대한 열정과 전문성이 낮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시민이 시·군·구나 읍·면·동 주민센터에 신청하여 받을 수 있는 복지급여가 약 360가지인데, 복지직공무원이 그 내용을 자세히 몰라서 전문성이 낮다고 한다. 복지급여를 묻는 민원인을 상담하고 각 가구별로 맞춤형 복지를 설계해주어야 할 복지공무원의 전문성이 낮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
공무원의 전문성 하락은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서 비롯되었다. 현재 9급 사회복지직공무원은 시험과목으로 ‘사회복지학개론’을 응시하지 않아도 합격할 수 있다. 과거 복지직에 임용되려면 국어, 영어, 한국사, 사회복지학개론, 행정법총론을 필수로 보아야 했다. 하지만, 지난 정부부터 누구나 쉽게 공무원에 응시할 수 있도록 국어, 영어, 한국사만 필수과목으로 하고, 사회복지학개론, 행정법총론, 사회, 과학, 수학, 행정학개론 중 2과목만 선택하여 합격하면 된다. 따라서 복지직공무원 응시자는 사회복지학개론, 행정법총론 등을 보지 않고 사회, 과학, 수학 등을 선택해도 합격할 수 있다.
이러한 잘못된 임용정책으로 사회복지 직무수행에 꼭 필요한 사회복지학과 행정법을 공부하지 않아도 공무원이 될 수 있다. 최근에 임용된 복지공무원의 상당수가 사회복지에 대한 전문성이 별로 없이 읍·면·동이나 시·군·구에 바로 배치된다.
복지공무원에 응시하려면 사회복지사 자격증이 필수이기에 사회복지학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었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국가는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대학생만 사회복지사를 취득하던 방식에서 사회복지학 필수과목 10개와 선택과목 4개 이상을 대학(원)에서 이수한 모든 사람이 자격을 취득할 수 있도록 바꾸면서 사회복지사의 전문성이 크게 흔들렸다.
최근 합격한 복지공무원의 다수는 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지 않고,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면서 사회복지사 자격증만 취득한 사람들이다. 사회복지에 대한 열정과 전문성보다는 공무원이란 안정된 직업때문에 응시한 경우가 적지 않다.
복지공무원이 시·군·구청이나 읍·면·동에서 일하려면 가난한 주민, 노인, 장애인, 한부모가족 등 복지수급자에게 깊은 관심을 갖고, 복잡한 민원을 해결할 수 있는 실무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그런데, 사회복지에 대한 열정도 낮고 전문성도 부족한 공무원은 업무수행 능력이 떨어지고 심지어 선배가 애써 만든 민관협력관계조차 끊어놓기도 한다.
주민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있는 복지공무원을 뽑기 위해 서울특별시는 민간경력자 임용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서울시는 민간 경력 3년 이상인 사회복지사를 대상으로 사회복지학개론, 사회 시험만으로 9급 사회복지직을 채용한다. 민간분야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복지공무원은 다양한 사례관리를 다룰 줄 알고 사회복지에 대한 전문성이 있고 열정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민간분야에서 실질적인 능력을 쌓은 복지공무원은 민관협력사업을 당차게 수행하고, 지역사회 자원개발 능력도 뛰어나다. 맞춤형 복지행정의 성공 여부는 복지공무원의 열정과 전문성에 달려 있기에 광주광역시와 전남도 민간경력자 임용제도를 적극 활용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