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민 66% ‘5월 증후군’ 호소 트라우마센터설문, 응답자 “5월 불안하고 우울” 진실 논란 지속 분노 키워…치유등 대책 시급 김종민 기자 kim777@kjdaily.com

2016년 05월 24일(화) 20:13

5·18 현장을 찾은 광주시민 상당수가 5월이 되면 불안·우울감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광주트라우마센터에 따르면 지난 17-18일 옛 전남도청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은 시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5월이 되면 무엇인가 불안하고 우울하다’는 질문에 65.8%가 ‘그렇다’ 고 응답했다.

또 ‘원하지 않는데도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생각이나 그림이 떠오른다’는 항목에도 79.1%가 ‘그렇다’고 밝혔다.

이어 ‘5·18을 생각하면 분노를 느낀다’에 94.9%, ‘5·18과 관련해 광주만 고립돼 있는 것 같다’ 77.9%, ‘5·18을 생각하면 죄책감을 느낀다’ 67.1%, ‘80년 5월과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날까 두렵다’가 64.6%에 달했다.

광주트라우마센터는 5·18로 인한 심리적 후유증이 당시 직접적인 피해 당사자들 뿐 아니라 끔직한 참상을 목격한 사람들에게도 나타나며, 36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5월에 대한 분노와 아픔, 소외감 등의 상처 등 이른바 ‘오월 증후군(May Syndrome)’에 시민 상당수가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오월 증후군은 1990년 당시 전남대 심리학과 오수성 교수가 만든 신조어로 1980년 5월을 경험한 광주시민, 5·18 관련자와 가족 등이 5월만 되면 불안하고 답답하며 우울한 기분에 사로잡히는 증상을 이른다.

강 센터장은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 거부, 최초 발포 명령에 관한 진실을 둘러싼 논란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 시민들의 분노를 키우는 것 같다”며 “5·18을 제대로 알고 올바르게 평가해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것이 오월 증후군을 치유하는 데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설문 참여자는 총 173명으로 성별로는 남성 79.1%, 여성 20.9%이고, 연령대는 70대가 31%, 50대 27.9%, 60대 26% 순으로 많았다. 1980년 5월 목격자가 60.1%, 시위 참여자 38.6%, 부상자 17.7%, 연행·구금자 8.9%, 구속자 5.7% 등이었다. /김종민 기자 kim777@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