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문화 트렌드, 미술관 SNS 인증샷 정겨울 문화체육부 기자

2016년 05월 25일(수) 19:03

얼마 전 서울 대림미술관에서 열리는 전시를 관람했다. ‘컬러 유어 라이프(Color Your life)-색, 다른 공간 이야기’라는 제목의 전시다. 인터넷과 언론에 ‘핫’한 전시답게 일단 전시장 입구부터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한참 동안 줄을 서서 기다린 이후에야 입장할 수 있었다.

말 그대로 ‘컬러’와 ‘색’을 중심으로 하는 전시답게 전시장 곳곳은 오롯이 다채로운 ‘색’으로 꾸며져 있다. 조각이나 설치 작품을 전시하고 그림을 내거는 등의 기존의 전시와는 다른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관람객의 연령대는 중·고등학생부터 젊은이들까지 대부분 10-20대. 그래서인지 전시장 내엔 ‘찰칵, 찰칵’ 셔터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예술품 보호 목적’으로 사진 촬영이 금지돼 있는 일반적인 전시에서 느꼈던 분위기와도 사뭇 달랐다. 관람객들은 저마다 ‘인생샷(인생 최고의 사진 한 컷)’을 건지려는 움직임들을 보였다. 전시장은 마치 열띤 취재 현장처럼 그 온도가 뜨거웠다.

전시에 열광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만들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순수하게 ‘전시만’ 보러 온 관람객들도 당연히 있겠지만, 대부분은 본인의 SNS에 ‘최고의 인증샷’을 남기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이처럼 ‘인증샷’을 위해 미술관을 드나드는 인구가 느는 추세에 발맞춰, 실제로 미술관이나 여러 전시 단체에서도 관람객들이 각자 SNS에 ‘인증샷’을 게시하면 다양한 상품이나 혜택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더러 진행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셔터 누르는 소리에 전시 공간이 시끄럽다”는 둥, “전시 본연의 의미를 잃는 것 아니냐”는 둥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겠지만, 이는 더 이상 부정적으로만 볼 수 없는 문화 현상이다. ‘인증샷’이 곧 문화의 새 트렌드로 자리매김한 흔적이자 증거이기 때문.

젊은이들로 넘쳐나는 미술 전시에서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99일 앞으로 다가 온 국내 최대 현대미술축제인 광주비엔날레. 꼭 많은 젊은이들의 발길을 사로잡을 수 있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