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대학교와 지역의 상생 발전 정성창 |
| 2016년 05월 26일(목) 19:04 |
전남대학교는 6·25 전쟁 중인 1951년 설립돼 1952년 국립대학으로 개교했다. 법적으로는 국립대학으로 시작했으나, 실질적으로는 전남도민들의 힘으로 세워진 민립대학으로 출발했다. 전쟁으로 인해 국비지원이 불가능한 까닭에, 전남지사였던 고 이을식 지사가 전남대 설립기성회장으로서 도민들로부터 약 20억원 정도의 거액을 기부받았고, 기존 4개 도립 대학을 통합해 전남대학교를 설립한 것이다. 당시 도 소유의 재산을 국가로 귀속시켜야 했기 때문에 도의회의 의결이 필요했는데, 의원들은 도민의 재산이 국립대학 설립 기금으로 귀속되는 것에 대해 격렬하게 반대했다. 이에 이지사가 혼신의 열정을 다해 ‘300만 전남도민의 2세 교육을 위한 민립대학의 설립’ 취지를 설명한 끝에, 만장일치의 찬성을 이끌어냈다. 이처럼 도민의 후원을 바탕으로 설립된 전남대가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헌신해야 함은 당연한 이치일게다.
전남대는 지난 65년 동안 진리 창조 봉사를 교시로 삼고, 약 27만 명의 인재를 배출해 나라와 지역에 필요한 중추적 핵심 인재를 양성해왔을 뿐만 아니라, 우리 국가의 민주주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유신정권 시절 ‘함성지 사건’을 통해 최초로 저항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으며, 1978년 전남대 교수 11명이 ‘우리의 교육지표’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우리나라 역사상 한 대학 교수 11명이 해직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여 고통을 감내하게 된다. 이러한 전남대의 저항정신은 1980년 5·13 시국선언문 발표와 5·18 민주화 운동, 그리고 1987년 6월 항쟁으로 이어졌다.
‘민주화의 성지’라는 값진 정신적 자산과 함께 전남대는 연구 분야에서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축적해 왔다. 2015년도에 한국연구재단 보고서에 의하면 전남대학교 전임교원들의 저술활동은 전국 202개 4년제 대학 가운데 전국 3위, 논문게재 순위 9위, 그리고 ‘최근 10년간 피인용 상위 1% 논문실적’에서 국립대 3위로 나타났다. 이러한 왕성한 연구능력은 기업기술 이전으로도 이어졌다. 또 ‘산학협력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전문대를 포함한 전국 425개 대학에서 전남대학교는 1년 동안 111건의 기술을 기업에 이전해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전남대학교는 민족을 위한 50년의 헌신에 머무르지 않고, 이제는 미래사회의 비전에 부응하는 다양한 연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작금의 전남대학교가 고민하고 극복해야 할 과제도 많다. 1970년대의 전남대학교의 위상은 수도권 최고의 명문대와 그 수준과 평가에 있어서 거의 차이가 없었다. 그런데 1990년대 후반부터 수도권의 인구집중과 사회경제적인 여건의 부족으로 인해 지방거점대학의 경쟁력이 추락하기 시작하면서, 지역 우수인재의 수도권 이탈로 인해 전남대 위상과 입학성적은 하락하기 시작했다. 전남대가 지역거점대학에 안주하지 않고 국가의 선도 대학으로 다시 발전하고, 나아가 글로벌 명문 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해서 각고의 노력을 해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전남대와 지역사회는 과거에도 그러했지만 앞으로도 더욱 협력하고 상생해야 할 것이다. 대학은 지역과 국가를 섬기기 위해 지성과 학문의 수준을 높이고 사회 환원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며, 지역사회도 대학을 격려하고 지원해줘야 할 것이다. 이러한 소통과 협력이 강화될 때, 우리 대학과 지역사회의 공동 발전은 훨씬 쉬어지고 그 의미 또한 커질 것이다. 지역 대학의 역량없이 지역사회의 발전이 있을 수 없으며, 또한 지역의 발전과 협력없이 대학의 발전도 불가능할 것이다. 대학과 지역, 그 아름다운 만남과 연대의 당위성, 그 결과의 가능성은 늘 우리 곁에 있어 왔다. 이제 오직 신뢰하고 실천하는 일만 남아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