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작가들이 생각하는 자연의 미래는? 오는 6월26일까지 광주시립미술관 아시아현대미술연대展 대만 ‘핫스프링 프로젝트스튜디오’ 공동주최 물·자연·인간 소재…세계 청년작가 30명 참여 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

2016년 05월 26일(목) 19:07

타카히토 기무라 作 ‘a day to vecome a clould’

“일본은 그 동안 자연재해를 많이 겪었어요. 큰 쓰나미가 몰아쳤고 이로 인해 후쿠시마 원전사고도 일어나고, 이어 방사능 유출까지. 계속해서 큰 자연재해를 겪었죠. 이후 우리 일본인들은 큰 충격을 받았어요. 인간이 자연의 일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작가들이 나서서 자연환경의 미래에 대해 고민해야 해요. ‘구름’을 주제로 삼고 작업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죠.” -일본 타가히토 기무라 작가

“대만은 홍수로 큰 피해를 입었어요. 물이 한없이 범람해 일부 마을이 모조리 파괴될 정도였죠. 그 동안 우리나라는 많은 재해를 겪었지만 제 기억 속 ‘홍수’는 정말 잔인하고 큰 슬픔이었어요. 아직도 가장 끔찍한 기억이에요. ‘홍수’란 자연재해를 경험하면서 인간이 무엇을 잃었는지 생각하게 됐어요. 이후 저는 대만이 겪은 ‘홍수’에 대해 모든 자료를 모았고, 아카이브로 정리했어요.” -대만 황웬리 작가

청년 미술인들의 ‘자연’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작가 별로 중점적으로 두는 소재는 각각 다르지만, 미래 자연에 대한 걱정과 우려 등 환경에 대한 고민으로 귀결되는 것은 동일하다.

이처럼 물, 자연, 인간 삶에 관한 젊은 작가들의 고민과 생각을 모아 예술작품으로 펼치는 전시가 마련됐다. 바로 광주시립미술관의 아시아현대미술연대전시다.

오는 6월26일까지 광주비엔날레전시관에서 열리는 이 전시는 ‘하류(河流)-전환적 삶의 방식’을 주제로 청년작가들 30여명의 작품 100여점이 내걸린다.

특히 이 전시는 지난해 대만에서 열린 국제교류전시의 답방전 성격의 전시다.

지난해 광주시립미술관은 우상린 대만 핫스프링 프로젝트스튜디오 대표로부터 제안을 받아 가오슝보얼예술특구(The Pier-2 Art Center·高雄駁二藝術特區)에서 교류전시를 추진한 바 있다.

광주에서 열리는 전시에는 한국 작가 14명, 대만 작가 12명, 일본 작가 3인, 프랑스 작가 1명 등 총 30명이 참여한다. 또, 아시아 청년미술인들의 연대감과 네트워크 창출의 기회도 제공하게 된다.

전시 중심 주제는 우 대표의 제안으로 결정됐다. 우 대표는 전시 주제에 대해 “대만 가오슝의 일부 기업에서 폐기물들을 하천으로 떠내려가게 하면서 큰 환경오염을 불러일으켰다”면서 “이런 문제가 대만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화두가 되는 문제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서 작가들은 생명체들에게 가장 중요한 ‘물’, 자연과 관련된 인간의 삶의 조건, 삶의 모습들을 고찰하고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킨다. 이와 함께 오늘날 이뤄지는 무분별한 자연파괴를 언급하고 환경보호를 위한 관심과 노력을 조명한다.

한 차례 태풍이 몰아친 대만의 현장을 사진으로 남긴 작가도 있고, 온갖 오물과 쓰레기로 검게 변한 ‘강’의 모습을 그림으로 그린 작가도 있다.

‘빈 집’을 주제로 한국의 도시개발정책에 비판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작가가 있는가 하면, ‘푸른 색의 액체’로 된 온갖 합성세제를 전시하는 작가도 있다. 푸른 액체들이 벽에 흘러내리도록 해, 관객들이 액체로 바닥이 흥건한 모습을 직접 목도하도록 했다.

이처럼 작가들은 회화, 설치, 사진, 영상 등 다양한 매개로 미래의 자연 환경에 대한 관심과 고민을 표출한다.

전시를 총괄한 윤익 광주시립미술관 학예연구1과장은 “흐르는 강이 모여 바다가 되는 것처럼 다양한 문화권의 작가들이 모였다”면서 “청년미술인들이 그들의 작품을 통해 말하고 표현하는 것은 다르지만, 삶의 본질에 대한 끝없는 갈망과 의문은 모두 같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시립미술관은 전시주제와 관련, 인문학적 해석의 강좌 프로그램 운영 및 체험형 교육프로그램을 병행 추진할 계획도 갖고 있다. 문의 062-613-7100./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