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권정당 실력 갖춰 정권교체 열망 부응하겠다” [제20대 국회를 말한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20대 국회의원 당선인(고흥출신·인천 계양을) 8-9월말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 선언 각오 밝혀 ‘국론분열 장본인’ 박승춘 보훈처장 즉각 해임을 호남 정치 중앙권력 도전할 수 있는 파워 갖춰야 정리=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

2016년 05월 26일(목) 20:06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제20대 국회의원(인천 계양을) 당선인은 “당권에 도전해 호남대표 정치인으로서 목소리를 내겠다”며 “수권정당으로서 면모를 보여 정권교체 열망에 반드시 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김기식 기자 pj21@kjdaily.com

대담=김종민 정치부장

당권 도전에 나선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4선 의원의 중량감에 인천시장을 역임한 바 있는 등 큰 정치에 대한 큰 그림을 벌써부터 그리고 있다. 2017년 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호남 출신 주자로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고흥 출신이지만 광주에서 초·중·고교를 졸업해 명실공히 호남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꼽히는 송 당선인은 낙후된 호남의 발전을 위해 멸사봉공하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 인천시장을 거쳐 제20대 총선에서 인천 계양을 지역구 국회의원에 당선돼 중진의 반열에 오른 그다. 첫 관문은 오는 8-9월 열리는 전당대회다. 호남 대표 정치인으로서 목소리를 내겠다는 송 당선인은 수권정당으로서 면모를 보여 내년 국민의당과의 대선 후보 단일화를 통해 정권교체 열망에 반드시 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오는 30일 국회 개원을 앞두고 있다. 의정활동 계획은.

-이번 20대 국회는 내년 대통령 선거와 맞물려 있기 때문에 아주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이 기간동안 더불어민주당은 민생문제와 한반도 평화, 경제 문제에 대한 손에 잡히는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수권 정당으로서의 신뢰와 토대를 쌓는 데 주력하겠다.

▲주지하다시피 16년 만의 여소야대, 20년 만의 3당체제 국회가 됐다. 이에 대한 평가와 함께 전망을 해 본다면.

-여소야대는 국회가 국회로서의 기능을 하고 국회가 청와대의 통제를 받는 통법부가 아니라 3권 분립이 제대로 운영하는 체제를 의미한다. 여소야대 국회를 인위적으로 여대야소로 개편하는 움직임은 지금 시대와 맞지 않는다. 여소야대의 상황에서 국정을 잘 이끌어 나가려면 그 어느 때보다 타협과 조정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더민주가 원내 제1당이 됐다. 당내 역할은 어떻게 하고 있나.

-당 대표가 되면 더민주의 유능한 경제정당 이미지를 더욱 강화시키고, 전국을 주도하는 정당을 만들겠다. 그동안 야당이 실질적으로 손에 잡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국민에게 손에 잡히는 결과물을 주는 야당다운 야당을 만들겠다.

▲전국을 순회하고 여론을 모으고 있다고 들었다. 많은 지지자들을 만났을 것이고 또 그럴 것인데, 당 대표 출마에 대한 여론의 현 주소는.

-분위기가 좋은 편이다. 제가 가장 먼저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저는 사실 지난 총선 때 당선되면 당대표에 나가겠다고 공약을 했었다. 그 이유는 아시다시피 지난 총선 때 녹색바람이 불면서 수도권조차 위험한 상황에서 더민주는 문재인, 김종인 대표의 특정 개인의 사당이 아니라 누구든지 대표가 될 수 있는 공당이라는 사실에서다. 저 송영길도 당대표가 될 수 있으니 특정 대표의 호불호에 따라 당을 탈당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점을 많이 홍보했다. 그래서 지난 총선때 인천에서 13개 의석에서 7개 의석, 더민주가 과반수를 얻는 데 기여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송영길 당선인이 본사 스튜디오에서 의정활동 계획 등에 대해 의견을 밝히고 있다.

▲최근 보훈처가 지난 5·18 광주민주화운동 36주년을 앞두고 님을 위한 행진곡 공식 기념곡 지정 및 제창을 거부했는데.

-이상한 국민이라고 생각한다. 호남을 무시한 정도가 아니라 여야 3당 합의와 공감대를 무시하고,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여야 3당 대표와 약속한 사안을 보훈처장이 항명에 가깝게 거부했다. 이것을 박근혜 대통령이 용납할 수 있는가 싶다.

박승춘 보훈처장은 이명부 정부 때 임명된 사람인데, 이번 ‘님을 위한 행진곡’의 제창 거부는 즉각 해임할 사항이라고 본다. 이번 사안을 국론분열로 운운하는 데, 현 정부는 국정교과서를 추진해서 국론 분열을 불러오지 않았는가 되묻고 싶다. 지난 7년간 파행과 국론분열의 장본인인 박 처장의 즉각 해임이 필요하다.

님을 위한 행진곡, 단 하나의 노래가 문제가 아니라 여기에 담겨있는 광주정신에 대한 폄훼가 문제이기 때문에 5·18정신 왜곡·폄훼에 대한 일부 현상들을 차단하고, 보다 전체의 민주 수호정신으로 승화될 수 있도록 전국의 각계 진보교육감 등과 협의해 대응하도록 노력하겠다.

▲호남 출신이고, 호남 정치력 회복이 화두가 된지 오래다. 이에 대한 의견을 들려달라.

-저는 아시다시피 고흥 출신이다. 광주에서 초·중·고를 나왔다. 지난 1985년 인천에 가서 30년을 살면서 제2의 정치적 고향이 됐는데, 인천과 호남의 정치적 상황이 비슷하다. 이들 도시는 중앙의 자주적 정치색을 내지 못하고 중앙 유력 정치인의 대리, 비서, 측근으로 머물러 있다. 뭔가 호남이든 인천이든 지역의 자주력 토대를 갖고 중앙권력에 도전할 수 있는 파워를 갖는 게 중요하다.

일례로 대구에서 김부겸, 유승민처럼 자주력 토대를 마련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광주, 인천도 전국적인 리더십이 키우는 게 필요하다. 그래서 중앙 정치의 대리 정치인들은 호남의 민심을 그대로 전달하기보다는 당 보스나 계보의 이해관계에 따라 굴절되고 만다.

이번 총선 평가도 누구나 명백한 광주에서 누구나 알 수 있는 평가를 중앙에서 다르게 해석했다. 호남민들은 이렇게 투표를 해도 중앙에서는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구나를 느꼈다. 이런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힘들다. 제가 당대표에 출마하는 이유도 정확하게 표현된 이번 호남 민심을 가감없이 받아들이고 인식할 수 있는 위치에 있기 위해서다. 그렇지 않고는 절대로 올바른 해법이 나올 수 없다.

▲지난 총선 결과를 어떻게 평가하나. 제16, 17, 18대에 이어 인천시장을 거친 뒤 4선 의원이 됐다. 하지만 소속 더민주는 호남에서 참패를 당했다.

-이번 결과를 보고 모든 국민이 놀랐다. 역시 대한민국 국민은 위대했다. 그리고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은 너무 오만했고 무능한 것이 국민들에 의해 심판을 당했다.

죄송한 건 야당이 저 무능한 정부 여당을 심판하고 싶은데 분열된 상황에서 투표할 만한 동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께서 교차투표 형태로 한 쪽으로 몰아주셔서 더민주가 원내 제1당이 됐다. 이것은 더민주가 잘 했다기 보다는 저희 당을 통해 박근혜 정부를 심판했고, 또 정당 투표는 국민의당을 제1당으로 찍어주셔서 국민들이 큰 회초리를 때렸다. 호남에서는 회초리 정도가 아니라 심한 채찍을 때렸다. 이 아픔을 잘 수용하고 소화해내면 저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총선 이후에는 총선에 대한 평가와 비대위 체제에서 어떻게 전당대회를 개최할 것인가를 고민했다. 저는 일관된 입장인데 김종인 대표가 잘 했으니 추대하자 또는 못했으니 바꾸자는 개념이 아니라, 비상대책위원회의 비상 상황이 끝났으니 시스템에 따라 정상적인 체제에서 전당대회를 하자는 주장을 했는데 관철을 하는 데 쉽지 않았다. 8월말-9월초 전당대회하기로 해서 그나마 다행이다고 생각한다.

▲제20대 국회에서 준비중인 1호 법안은 무엇인가. 또 그 이유는.

-당 차원에서 청년 실업문제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법안을 내겠다. 지난 광주에서 전국 최초로 열린 당선인 워크숍 때 공감대가 형성된 사안이다. 청년들에게 손에 잡히는 대책을 내놔야 한다. 개인적으로 성실 변제 채무자에게 적어도 반이라도 돌려주는 방향으로 관련 법안을 내려고 한다. 보통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에게 높은 이자를 받는데, 예상과는 달리 돈을 제때 다 변제를 하면 일부라도 돈을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회는 상임위원회 중심으로 이뤄지는 구조다. 희망하고 있는 상임위는 어디인가.

-당대표에 당선된다면 당이 필요한 상임위원회에 가겠다. 원래 재정경제위원회에서 6년간 활동해왔다. 연세대 상대를 졸업하고 쭉 경제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상임위 활동을 했다. 지금 철강, 조선, 석유화학 등 구조조정 작업으로 인해 제2의 IMF가 예견될 정도로 한국경제가 힘든 상황이다. 한국경제의 활로를 뚫어내기 위해 재경위나 산자위에서 활동하고 싶다.

▲야권 정권교체를 바라는 호남민들의 여망이 높은 편이다. 내년 말 대선에서 더민주가 정권교체를 이뤄낼 수 있을까 궁금하다.

-일단 20대 국회에서부터 1년 반 동안 20대 국회 운영을 통해서 더민주는 변화의 희망을 보여주고, 말만하고 매듭짓지 못하는 정당이 아니라, 뭔가 손에 잡히는 결과물을 갖다 줄 수 있는 수권정당으로 실력을 쌓아야 한다. 그리고 대선 후보 경선과정을 잘 관리해서 본선 경쟁력이 있는 후보가 탄생하도록 만들고, 이후 국민의당과 야권 연대를 통해 정권 교체 과정만 남아있다면 성공을 장담할 수 있다. 이제는 국민들의 정권교체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데, 우리 야권이 얼마나 잘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해야 되는 과제만 남아 있다.

▲이 시대 청년들은 아프다. 청년실업 문제와 주거문제 해결을 언급한 적이 있는데.

-주거문제와 관련,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먹고사는문제연구소’에서 준비해 온 ‘누구나집 프로젝트’를 당 정책으로 채택해 전국적으로 실시할 것이다. 대기업에 의한 주택공급독점으로 발생할 수 있는 폐해를 방지하기 위한 장치를 담아 뉴스테이 등 주거안정 제도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관련해 저서를 펴낸 바 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정치인답지 않은 책을 내놓아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이 책이 서민의 주거복지 향상에 큰 기여를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서평을 해준 것이 기억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80년 5월이 다시 돌아왔다. 님을 위한 행진곡에서 가사를 다시 보면 참 돌이켜 볼 말이 많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 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제 친구 전영진군이 대동고 3학년때 계엄군 총탄에 희생당했다. 엊그제도 대동고에 가서 참배를 하고 왔는데 (친구가 남을 위해 희생했던) 그런 자세로 내 개인과 계파, 정당만을 위한 이익이 아니라 대한민국 조국을 위한, 서민을 위한 충성하는 정치를 한 번 만들어서 국민들의 열망에 부응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민주주의 성지인 광주는 단순한 한 지역이 아니라 사실 더불어민주당의 심장과 영혼이 있는 지역이다. 광주 오월 정신을 민주주의와 애국정신으로 승화시켜서 한반도 평화로 연결시키는 사명을 이룩하는 게 광주정신이 아닌가 싶다.

◇송영길 당선인 프로필

1963년 고흥에서 태어났다. 광주 대동고 재학 중 광주민주화운동을 겪었다. 연세대 초대 직선 총학생회장으로 민주화운동을 했다. 1985년 집시법 위반 등으로 서대문 구치소에서 옥살이를 했으며 이후 인천에서 대우차 르망공장 건설현장 배관용접공, 택시기사 등으로 7년여 노동운동에 뛰어들었다. 서른살의 나이에 노동자, 서민들의 인권 침해와 부당대우에 맞서기 위해 사법고시에 합격, 노동인권 변호사로 활동했다. 제16, 17, 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됐으며, 법제사법위원회와 재정경제위원회를 거쳐 보건복지가족위원회·정보위원회 위원, 민주당 최고위원을 역임했다. 2007년 프랑스 레지옹 드뇌르 훈장과 2013년 러시아 국가훈장을 받았다. 2010년 제5대 인천시장으로 선출돼 4년 임기를 수행했고, 중국 베이징의 칭화대와 대만 정치대학에서 1년 방문학자를 지냈다.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연구소 이사장을 맡고 있다.

/정리=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