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生은 나침반없이 떠나는 여행…너와 나의 삶도 어쩌면 하나인것을 [화필여로] <92> ‘찬란한 문명의 大地’…인도 천사의 반응, 저기서 왔다!

2016년 06월 08일(수) 19:06

박종석 作 ‘마하발리푸람 등대’(좌). 박종석 作 ‘마하발리푸람 미냑시 사원’

‘위대한 전사의 도시’란 뜻을 가진 마하발리푸람(Mahabalipuram)은 파도치는 벵골만 해안에 있는 작은 어촌 휴양지다.

거대한 화강암의 바위산이 많고 암석에 새긴 부조 조각들과 함께 시내에 산재한 조각공방과 상점들은 석조각의 상품들이 즐비할 정도로 많다.

이곳 사람들은 역사와 지형, 그리고 선조들에게서 영향 받은 달란트가 있어서 돌 조각을 떡 주무르듯 다룬다. 크지 않은 도시 반경을 걸어서 녹음사이의 바위산을 올라 시원하게 트인 벵골만의 해안을 보기로 해 일행들이 오솔길을 오르는 도중이었다.

마하발리푸람 석조각 앞에서…(좌). 사원앞에 장식된 석조각 앞에서.

어느 상인이 계속 따라오면서 조각품 한 점을 보이며 사라고 권한다. 그러나 꽤 비싼 가격이라 흥정이 이뤄지지 않아 나는 물건을 제 값에 팔지 않으면 흥정이 안된다는 뜻으로 그 상인과 헤어진 후에 “안주면 냅둬부러어” 하고 푸념으로 대꾸하했는데 다른 인도 상인이 옆에서 똑같은 발음으로 정확하게 흉내를 낸다. 너무 신기해 어떻게 한국말을 잘하느냐고 물으니 그 상인은 웃음으로 화답한다. 상인은 그냥 무심코 발음을 따라서 흉내 낸 것이다. 하찮은 일이지만 웃을 일이 많은 시간이다.

높지도 않고 멀지도 않은 한적한 바위산을 조금 더 오르다 보니 엄마의 손에 이끌려 후미진 곳에서 쉬(소변)를 하고 나오는 5살 정도 된 서양아이가 너무 귀여워서 “Where are you from?” 하고 고 물어본다. 아이는 즉각 반응한다. 그 아이 똑똑하게 쉬하고 나온 자리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저기서 왔어요”라고 응답한다. 천진한 아이는 있는 그대로의 답변에 역시 계산이 담기지 않은 아이의 생각은 때가 묻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반응이다.

순간 주위의 모든 사람들의 배꼽을 잡게 만든다. 엄마도 아들의 천진한 답변에 함께 웃으며 손을 흔들어 헤어진다. 상인의 한국말 따라하기 위트와 천사 같은 아이의 상큼한 답변 중 계산 없는 그 대답이 여전히 신선한 기억으로 남는다.

‘마하발리푸람 바위 위의 사원’(좌). ‘마하발리푸람 해변 사원’

그 날 오후 여정은 수많은 벌들이 둥지로 삼고 있는 등대와 아르주나의 부조 화강암 조각과 크리슈나의 신기한 버터볼 그리고 1천년 이상 비바람을 견뎌 온 해안 석조사원까지 피곤함 없이 즐거운 발걸음의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