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당장님 여기서 주무시면 안돼요 정겨울 문화체육부 기자 |
| 2016년 06월 08일(수) 19: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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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클래식의 진수를 선보이겠다’는 홍보 때문인지 공연 시작 한 시간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예술극장 인근으로 모여들었다. 새로 온 공연사업본부장의 인맥 덕택일까. 이상봉 디자이너, 배우 안석환 등 국내 유명인들이 속속 보였다. 지역 문화계 인사들도 많이 왔다. 아시아문화원 직원들은 물론, 광주문화재단 관계자들, 지역 예술인들이 대거 몰려들었다.
아무튼, 이날 유난히도 많이 온 인파에 놀라며 자리에 앉았고 마침내 공연이 시작됐다.
공연 시작 후 5분 정도 지났을까. 옆자리에서 하품소리가 들렸다. 혹시 아는 사람일까 싶어 살짝 고개를 돌렸는데 이게 웬걸, 문화전당장 직무대리였다. 과다한 업무로 피곤했나 생각했다. 하지만 그 분(?)은 결국 쏟아지는 잠을 참지 못하고 숙면에 돌입했다. 고개를 끄덕거리고 숨소리를 내며 졸다가 끝내 고개를 떨구기까지 했다. 안타깝게도 전당장은 이날 공연의 백미인 피아니스트 에릭과 오케스트라의 협연 장면을 놓친 것.
전당장은 1부가 끝나고 잠에서 깼고, 15분의 휴식 시간 동안 근처에 앉은 문화재단 관계자들에게 “무대 음향이 어땠는가”라며 질문을 했다. 전당장의 숙면을 목도한 본 기자는 “과연 공연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고 하는 말인가?”라고 반문하고 싶었다.
평소 기자회견이나 간담회 때 전당장을 만난 기자들은 입을 모아 “지역 기자들과 소통하기 꺼려하고,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이라고 평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전당장은 ‘문화예술 전문가’란 이미지를 앞세워, 지역 기자들과 만나는 자리마다 도도한 인상과 뜨뜻미지근한 태도를 내보였기 때문. 허나 이제 본 기자의 인식 속 전당장은 ‘일반인들과 다를 바 없는 사람’이 됐다.
일반 관람객들이 클래식 공연을 보다 잠시 조는 것이 무슨 문제가 되겠는가. 그러나 ‘문화예술 전문가’ 전당장은 빠른 시일 내에 클래식 공연 감상 태도를 바꿔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