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사의 신안 여교사 성폭력 피해사과 회견

2016년 06월 14일(화) 19:02

이낙연 전남지사가 신안 섬마을 여교사의 성폭력 피해 사건을 뼈아픈 교훈으로 삼아 섬에서의 인권 개선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피해자와 국민들에게 부끄러운 마음으로 사과를 했다.

민선6기 핵심 브랜드 시책으로 역점 추진중인 ‘가고 싶은 섬’ 가꾸기를 흔들림 없이 지속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물론, 후자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는데 이번 기자회견의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 지사는 “섬은 격리됐기 때문에 매력적이지만 취약하기도 하다”며 “매력을 높이기 위한 ‘가고 싶은 섬’ 가꾸기를 지속하면서 취약성을 없애기 위한 종합대책을 유관 당국과 함께 마련하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차마 입에 담을 수도 없는 참담한 일이 섬마을에서 저질러져 그동안 견디기 어려울 만큼 가슴 아프고 죄송스럽고 부끄러운 나날을 보냈다”고 심경을 밝혔다. 지난주 유일호 부총리와 홍윤식 행자부장관을 면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섬을 가지고 있는 신안의 경찰서 신설을 요청했다는 사실도 덧붙였다.

‘특별한’ 회견은 전날 저녁 늦게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사건이 발생한 지 23일, 첫 언론 보도로 세상에 알려진 지 11일만으로 때늦은 감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그동안 교육부와 행정자치부, 경찰청 등 관계 기관이 후속 대책을 쏟아냈고, 섬마을 주민들도 허리를 숙여 사과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한 뒤였으며, 특히 구체적인 대책도 제시하지 못해 형식적인 회견이 아니냐는 비판이 불거졌다.

전국을 발칵 뒤집어 놓은 일대 사건으로 인해 도내 천혜의 섬 지역은 유·무형의 피해를 적잖이 우려하는 즈음이다. 따라서, 선제적인 대응의 필요성도 있어 보였다. 또 자청한 회견이라면 이미지 개선 등에 대한 나름의 방안도 내놓았어야 했다.

이 지사는 “피해자를 보호하고 가해자들을 체포해 법적 조치를 취하는 초기 대처 시기에 나서기가 조심스러웠다”고 밝혔다.

아무튼, 이 지사는 고개를 숙였다. 인권 개선도 약속했다. 더불어 가고 싶은 섬 가꾸기에 대한 흔들림 없는 추진 의지를 드러냈다. 따라서 앞으로 ‘하나마나한 회견’이 아니었음을 확인시켜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