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가람 혁신도시’의 명암 김진수 본사 서울취재본부장 jskim@kjdaily.com

2016년 06월 14일(화) 19:02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자립형 혁신도시 건설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는 ‘공공기관 지방이전사업’ 결과 광주·전남의 경우 지방세 수입과 지역인재 채용 분야의 증가 등 상당한 긍정적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최근 발표한 ‘공공기관 지방이전 사업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빛가람 혁신도시의 지방세 수입은 ▲2013년 19억5천100만원 ▲2014년 360억3천200만원 ▲2015년 850억6천100만원 등으로 나타나 최근 3년간 무려 43.6배나 급증했다. 이 같은 증가율은 부산 대구 울산 경북 경남 강원 전북 제주 충북 등 전국 10개(세종시 제외) 혁신도시 가운데 가장 높은 것이다.

최근 3년간 지방세 44배 급증

빛가람 혁신도시 이전 기업들의 지역인재 채용비중도 2014년 11.2%에서 2015년 15.5%로 4.3%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실제 채용된 지역인재의 수는 2014년 198명에서 2015년 303명으로 늘었다. 이러한 지역인재 채용비중은 부산(27.0%), 경남(18.8%) 대구(16.5%)에 이어 4번째다.

특히 ‘공공기관 지방이전’ 사업의 최종 목표라 할 수 있는 ‘산학연 클러스터 구축’과 관련해 빛가람 혁신도시는 한국전력공사 협력업체 18개사, 한전KDN 협력업체 21개사, 한전KPS 협력업체 1개사 등 40여개의 협력업체가 동반 이전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전국적으로 11개 혁신도시에 이전한 협력업체 54개 중 빛가람 혁신도시로 동반 이전한 협력업체가 71.4%에 달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나 ‘공공기관 지방이전 사업’이 지역발전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것과 달리, 정작 지방이전 기업이나 협력업체 임직원들은 가족 동반 이주대신 ‘나홀로’ 이주를 택하고 있어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이주촉진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지적됐다.

빛가람 혁신도시가 광주·전남 미래의 한 축을 당당히 떠맡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것과 달리 가족동반 이주율이 26.7%에 불과한 것은 지역 정치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가족동반 이주율이 낮은 사유는 예외 없이 ‘교육복지 여건 미흡’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교육복지 여건 미흡’은 ‘나홀로’ 이주 뿐 아니라, 자발적 퇴직의 주요 원인이었던 것으로 지적된다. 실제 공공기관 지방이전이 집중적으로 이뤄진 지난 2013년-2015년 사이에 광주·전남 혁신도시 이전대상 직원 5천824명 중 25.2%에 달하는 1천466명이 희망퇴직·명예퇴직 등의 자발적 퇴직자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주율 저조 교육복지 개선 관건

공공기관 지방이전에서 ‘직원 이주’라 함은 직원뿐만 아니라 가족의 동반이주를 전제로 한다. 이들이 자발적 퇴직을 선택할 수밖에 없던 이유는 사실상 자녀의 교육문제 등 정주여건이 미흡했기 때문이다.

국회예산정책처 조사 결과 중앙정부는 혁신도시와 관련해 38개 지원과제 중 교육·정주여건과 관련된 7개(18.4%) 과제를 여전히 이행하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도 409개 지원과제 중 교육·정주여건 등과 관련된 30개(7.3%)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광주·전남 지방자치단체들의 미이행 과제는 ▲우수교육여건 조성을 위한 재정지원방안 ▲혁신도시와 광주광역시간 통합학군제 도입 ▲우수학교 집적화한 스쿨타운 조성 ▲혁신도시내 최고수준의 어린이집 설립 ▲혁신도시 기업유치센터 건립 등이다.

정치권 적극적 관심·지원 필요

빛가람 혁신도시에 입주한 기관들의 애로사항도 유사하다. 조사결과 빛가람 혁신도시에 입주한 직원들은 ▲광주-혁신도시간 대중교통 노선 신설 등 확장 필요 ▲보육시설 부족에 따른 직장 어린이집 운영 필요 ▲의료시설, 문화시설, 쇼핑시설 등 편의시설 부족 ▲혁신도시 내 우수학교 유치하여 가족동반 이주 활성화 ▲교직원인 배우자 지역 우선 배정 필요 ▲광주광역시 공동학군제 지정 필요 등을 최대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혁신도시의 정주여건 개선 지원주체는 당연히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다. 따라서 혁신도시 입주기관들을 향해 이런저런 불만을 늘어놓기 전에 입주기관 입장에서 미흡한 것은 무엇인지, 애로사항은 해결됐는지 먼저 체크해 대책을 마련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요구된다.

정부와 지자체 뿐 아니라 광주·전남 국회의원들이나 지방의원들도 각각의 입장에서 힘을 보탤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인지 꼼꼼히 따져, 혁신도시가 광주·전남 미래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지원해야 할 것이다. /jskim@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