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제2순환도로 보조금 절감 반길 일이다

2016년 06월 15일(수) 19:42

광주 제2순환도로 1구간은 일명 ‘혈세먹는 하마’라는 오명을 듣고 있다. 수천억원의 재정 보조금이 투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아냥까지 나오는 마당이어서 광주시가 민간 사업자 측과 재협상을 벌여왔는데,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한다. 3분의 1 정도의 예산을 절감했다고 하니, 박수를 보낼 일이다.

시에 따르면 사업자인 맥쿼리측과 최소운영수입보장(MRG) 방식을 전격 폐지하고, 투자비 보전방식에 전격 합의했다. 실제 수입이 통행료 수입 예상치의 85%에 미달하면 미달분을 지원하는 방식에서, 운영비에 못 미치는 액수를 지원키로 변경된 것이다.

이로써 오는 2028년까지 물가상승률 1.3%를 감안해 3천600억원을 지급해야 했던 것을 2천400억원으로 줄여 1천200억원(MRG 17% 인하효과) 절감이 가능하게 됐다.

시는 지난해 10월 윤장현 시장의 지시로 실무팀을 꾸려 2개월간 물밑 협상을 통해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 이어 올 1월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시의회, 시민사회단체 대표로 구성된 재정경감대책단에서 전체회의, 소위원회 회의와 전남대 산학협력단 검증을 거쳐 추가 협상을 통해 합의안을 도출했다.

비단 예산 절감 뿐만 아니다. 맥쿼리측 부담으로 소태영업소 하이패스 구축(9월 개통), 지산IC 신설(2018년 개통 예정) 등 추가로 100억원 상당의 시민 편의시설이 확충될 것으로 보인다.

윤 시장도 기자간담회를 통해 “협상력을 발휘해 불합리한 MRG방식을 폐지하고 재정 절감방안을 마련하게 된 것은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그렇다. 그동안 시민들에게 큰 부담과 불편을 끼치면서 10년 이상 해결하지 못한 묵은 현안을 해소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물론, 광주시가 낸 지난 2011년 자본구조 원상회복 감독명령, 이에 반발한 맥쿼리측의 감독명령 취소소송 등 법정 다툼도 종결될 전망이다.

과도한 재정 지원을 덜어내고, 교통 편의시설도 확충하게 됐다. 여기에 지리한 소송전도 끝내게 됐으니, 그야말로 ‘일석삼조’라 할만 하다. 시민을 위한 행정이란 모름지기 이런 것이다. 광주시의 현안이 많다. 앞으로도 분발해서 잘 풀어주기를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