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합법’ 지자체 노력 문제 심남식 전남도의회 정책담당관

2016년 06월 20일(월) 19:45

고사성어에 ‘타산지석(他山之石)’이란 말이 있다. 시경(詩經) 소아편에 있는 ‘학명(鶴鳴)’이라는 시의 구절에서 유래되었다. ‘임금의 덕을 아름답게 다듬기 위해서는 다른 산의 돌을 쓰듯 초야에 있는 어진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마음을 지은이는 이 시에 담고자 했던 것이다. 이런 의미가 현대에 와서는 자기만 못한 타인의 말이나 행동들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자신의 학문과 덕을 쌓는데 좋은 계기로 삼을 수 있다는 뜻으로 변했다. 타인의 말이나 행동도 받아들이는 이가 아는 만큼만 보일 것이고, 보이는 만큼만 성장하는 것은 당연하다 할 것이다.

지방자치가 부활한지 25년이 흘렀다. 성년이 된 셈이다. 그동안 중앙정부로부터 많은 권한도 이양 받았고, 주민 스스로 성숙한 자치 의식을 키워오고 있으며 경쟁적인 지방자치가 실현되고 있어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이 날로 막중해지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지방자치단체 마다 독특한 정책들이 발굴되어 수범사례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사례들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지자체 주민들에게 불편함을 주는 일이 없도록 만들어 나가야 하는 것이 지방자치단체의 책무 아니겠는가.

지난해 전남을 찾는 관광객은 3천968만 명으로 전국 광역시·도에서 두 번째로 많았다고 한다. 이렇게 많은 관광객이 찾는 이유는 대규모 박람회에서부터 소규모 숲 속의 작은 음악회까지 크고 작은 관광요소들이 결합했기 때문이다. 많은 관광요소 중 먹고, 자는 것은 빠질 수 없는 필요충분조건이다. 이렇게 중요한 요인들이 불법으로 운영 된다면 지속적인 관광발전은 요원하기 때문에 식품접객업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대목이다.

전남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을 유치한 관광지는 밤바다 야경과 바다로 체험과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는 관광지의 관광객이 늘었다는 것이다. 풍경을 즐길 수 있는 곳, 사람들이 자주 찾는 곳이며 꼭 등장하는 것이 옥외영업을 하는 식품접객업소들이다. 2015년도 국민여행실태조사 결과 여행객의 관광지 주요 활동은 자연 및 풍경감상, 음식관광 순이라고 하니, 풍경과 먹는 것을 동시에 즐기는 장소를 선호한다는 말이겠다.

작년부터 농민들과 지방정부의 꾸준한 노력으로 농산물을 활용한 소규모 식품가공업이 허용되었고 또한, 금년 2월부터는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이 개정되어 식품접객업의 옥외 영업이 가능하도록 규제를 완화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대구 수성구에서는 관광지의 건물 옥상과 옥외식품접객의 영업을 허용하기로 하고 「식품접객업 옥외영업 시설기준 적용 특례 고시」를 제정했고, 울산 동구에서도 방어진 순환로 등대 사거리, 고늘사거리 등에서 옥외영업을 허용하는 조례를 만들었다고 한다. 관광객을 유인 할 수 있는 ‘타산지석’의 사례로 삼을 만한 예다.

식품접객업소의 옥외영업 행위가 자치단체의 노력 여하에 따라 ‘불법행위’가 될 수도 있고 지역 주민들의 입장에서 ‘관련 특례고시’를 제정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한 지자체에서는 합법적인 영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역축제장에서의 주류 판매도 그렇다. 식품위생법 시설기준·적용 특례에 관한 규칙」을 제정한 지역의 축제장에서 생맥주, 수제맥주를 팔면 합법이지만 그러지 못한 지자체의 축제장에서 생맥주, 수제맥주 등을 파는 행위는 불법이다.

계절의 여왕 5월, 도내에는 장미축제, 통합의학박람회, 해수욕장 개장, 청자축제 등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축제나 행사들이 많아지고 있다. 관광객을 맞이하는 도민들의 친절한 마음도 중요하지만 관광객들과 직접 마주하는 식품접객업소들의 합법적 영업을 위한 제도의 마련도 한번은 되돌아 볼 필요가 있겠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은 균등한 혜택을 받을 권리를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지방자치단체는 지역 주민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항상 연구하고 노력해야 한다. 타 자치단체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불법으로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지방자치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