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지역 장병 빛고을투어, 뿌듯함이 있어라! 김덕순 |
| 2016년 06월 22일(수) 19: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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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그 누구보다도 설레게 하는 일은 바로 타지역장병 빛고을투어다. 타지역 출신으로 광주에 와서 군복무중인 장병들에게 광주의 멋과 맛을 보여주는 1일투어, 일생 일대에 딱 한번의 투어! 장병들을 위한 2010년부터 시의 시책으로 채택되어 장병들로부터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투어다. 본인이 근무하는 도시를 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준다는 것! 얼마나 멋진 발상의 전환인가? 대한민국 여느 도시도 하지 않는 아니 못하는 시책이다. 우스갯소리로 군복무한 곳의 방향으로는 오줌도 안 눈다는 말도 있는데 빛고을투어를 하면 다시 내가 복무하는 이 도시 광주를 생각하게 될 것이다. 참 많은 장병들을 만났음에도 늘 새로운 장병들이기 새로움이 있어서 좋다. 더군다나 장병들은 광주는 처음 만나는 도시다. 혹여 휴가나 가족이 면회라도 오면 광주 밖으로 나가기 급급했을 장병들에게 광주를 소개함으로서 이후에 광주와 인연의 끈을 계속 연결할 수 있는 고리가 될 것이다. 내가 복무하는 광주라는 도시의 이미지 제고에 더없이 큰 역할을 해 주는게 바로 타지역장병 빛고을투어다.
어느 때는 비가 퍼붓을 때도 있었고 어느 때 눈이 내리기도 했었다. 물론 신록이 푸르른 날도 있었다. 어느 계절이 딱히 좋다고 할 수 없을 만큼 자연은 그 계절에 맞는 풍경을 보듬고 있었기에 날씨와는 무관하게 그 날씨대로의 매력이 있는 투어였다.
이 도시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광주를 소개할까 사실, 늘 고민되는 부분이다. 과장 할 것도 없다. 있는대로 보여주고 거기에 해설사의 스토리텔링을 덧칠하면 그만인 것이다. 광주에 대한 이미지는 장병들의 몫.
아무튼 함께하는 시간은 최선을 다해서 광주를 알려야 하리라. 군복무중에 하루 바깥 바람을 쐰다는 것은 장병들에게 숨통을 트이게 하는 일이다. 더운날 시원한 바람 한자락 같은 것!
오늘도 파이팅을 외치며 출발한다. 시청 주차장에서 정확히 9시 출발이다. 503여단, 31사단, 공군부대, 경찰서 등. 복무하는 곳은 다르지만 ‘이 도시에서 군복무중’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 ‘빛고을투어’라는 이름하에 하나가 되는 날, 적당히 먹구름도 끼고 바람도 불어주어서 투어하기 좋은 날이다.
첫 코스는 국립518민주묘지, 민주도시임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에서 36년전 오월 광주 이야기를 들려준다. 참배도 하고 묘지로 이동해서 80년 오월 이야기도 듣고 영상도 보고 민주화운동의 참의미를 되새겨보는 사뭇 진지한 시간이다. 두 번째 코스는 소쇄원, 입구의 대숲부터 청량감이 드는 곳이다. 제월당 툇마루에 앉아서 시간을 더 거슬러 조선선비들의 풍류에 젖어본다.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에 취해 손님이 자연에 취해 떠날 줄 모르는 곳. 눈맛이 가장 좋은 곳이다. 장병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점심시간. 떡갈비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문화전당 투어에 나선다. 많이 걸어서 힘들긴 하지만 장병들이 가장 관심을 많이 갖는 곳이다. 그 넓은 곳을 다 샅샅이 볼 수 없는 한정된 시간이 아쉬울 뿐이다. 마지막 코스 영산강문화관까지 둘러보고 돌아오는 길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열심히 광주를 알리려고 했지만 장병들이 얼마나 느꼈는지도 궁금해서 늘 갖는 시간이다. 혹여 부족한 부분은 보강을 해서 더 나은 투어로 개선하기 위함도 있지만 함께 한 시간들 장병들의 속내를 들여다볼 수도 있다.
날 신나게 하는 말은 다름 아닌 “이 기회에 광주를 알 수 있었다” 그 말이다.
군복무는 하지만 광주를 들여다볼 기회가 없었는데 제대로 광주를 들여다 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하루만에 어찌 광주의 색깔을 오롯 알 수 있었을까마는, 광주를 알아가는데 도움이 되었다는 얘기이리라.
맛보기 투어! 시식 코너의 매력은 여기서도 적용된다. 맛보기 투어를 했으니 나머지 더 많은 광주를 들여다보려고 광주를 찾을 것을 믿는다. 그때는 혼자가 아닌 그 누군가의 손을 잡고서 오기를….
이 여름의 어느 날은, 장병들에게도 내게도 추억하나 쌓는 소중한 시간었음을 말해 무엇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