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홀릭(holic) 서기원 |
| 2016년 06월 23일(목) 20: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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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홀릭’이라는 보컬그룹이 2003년에 발표한 ‘Loveholic’이라는 노래가 있다. 여성 보컬이 “hah hi ho love hah hi ho love, tu tu tu tu tu tu, 너라는 숲속에서 난 갈 곳을 잃은 Loveholic”이라고 반복해서 부르는데, 몽환적인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홀릭이라는 단어는 중독보다는 ‘홀리다’ 내지 ‘황홀하다’로 내게 다가온다. 카톨릭의 스펠링이 ‘cat+holic’인데 혹시 고양이 중독과 관계있는 것 아닌가 궁금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전혀 관계없다. 그리스어로 ‘모든 것을 포용하는’이라는 뜻이다.
요즘 ‘셀프 홀릭(selfholic)’이라는 신조어가 뜨고 있다. ‘자아도취’ 쯤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인터넷 보급과 디지털카메라 문화가 낳은 자기애적 성향이 강한 소비자 집단을 일컫는다. 전반적으로 부정적 인식도 있지만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평가를 의식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향해 질주, 각종 사회 이슈를 토론하고 정치적인 신념을 나누는 등 여론을 주도하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OECD국가 중에서 근로시간 1-2위를 다툰다. 그럼에도 생산성은 선진국의 절반에 불과하다고 한다. ‘워커홀릭(workholic)’, 즉 일중독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하는데, 여전히 우리사회에서는 이를 미덕으로 여기는 분위기다. 관련하여 최근 노르웨이, 영국 등 공동연구진은 자기 생활 없이 일에 빠져 사는 사람들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강박장애(ODC), 분노조절장애, 우울증 등 정신과적인 문제에 시달리기 쉽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워커홀릭(workholic)’과 대비해 발음이 비슷한 ‘월커홀릭(walkholic)’이라는 말이 있다. 걷기중독이라는 뜻으로 걷기의 장점은 근력강화, 심폐기능의 활성화, 유방암, 골다공증, 피부미용, 고혈압, 당뇨병 예방 등 여러 가지가 있다.
나는 걷기를 통해 육체와 정신의 조화로움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운동하면 대다수 사람들은 육체운동만을 생각하고 정신운동에 소홀한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니 각종 정신질환에 시달리는 것은 아닐까? 정신운동은 고민이나 번뇌가 아닌 사색을 통해서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걷기는 불필요한 생각을 버리고 유익한 사색을 하는데 있어 그 효과가 크다고 본다.
경찰의 경우 경직된 조직문화와 과도한 근무시간을 탈피하고자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광주지방경찰청은 유연근무를 적극 시행하고 있으며, 매주 수요일은 ‘가정의 날’,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은 ‘문화가 있는 날’로 지정해 조기내지 정시 퇴근하여 자유로이 여가를 즐기도록 배려하고 있는데, 이를 이용해 좋은 중독인 월커홀릭(walkholic)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