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어 효(孝) 김영식 남부대교수

2016년 06월 26일(일) 19:46

학생들과 한 학기동안 웃음치료와 인성이라는 주제로 수업을 진행 하면서 학생들의 변화된 모습들은 가르치는 사람으로 하여금 큰 기쁨을 준다. 처음에 학생들은 왜 웃어야 하는지 조차 모르는 체 수업에 들어 왔다. 단지 재미있을 것 같아서? 선배가 재미있다고 권유해서? 등 몇 가지의 이유가 있었다. 그런데 처음 수업이 진행 될 때는 학생들의 웃음은 정말이지 어색하고 앞에서 수업을 진행하는 교수가 더 어색한 상황 까지 생기기도 했다. 그렇지만 한 주 한 주가 지나면서 학생들에게는 작은 변화가 생기기 시작 했다. 자신의 어색한 웃음을 좀 더 부드럽게 만들려고 노력을 하는 모습들이 보이기 시작 했다. 급기야 부모님과 함께 웃고 그 동영상을 찍어 과제로 제출하라는 이야기를 들은 후 학생들은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아직 그렇게 웃어 본적이 없고 너무 오랫동안 부모님과 함께 웃어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인성을 가르치는 교수의 입장에서 인성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효(孝)의 정신을 일깨워 주고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게 해 주는 것이다. 학생들은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라도 오랜만에 시골집으로 내려가기도 하고, 서울에 있는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웃음동영상은 속속 SNS를 통해 배달이 되었다. 그 웃음동영상 속에서는 두 명, 세명, 네명의 가족들이 거실에서 야외 공원에서 박수를 치며 웃고 있었다. 그리고 부모님들은 사랑의 하트를 보내 주시기도 하고 고맙다는 말도 잊지 않고 남겨 주셨다.

부모님의 입장에서 본다면 얼마나 기쁜 일 이였을까? 자식을 멀리 보내놓고 잘 지내는지? 궁금하기도 할 것이다. 그런데 어버이날을 앞뒤로 해서 자식들이 찾아와서 함께 웃음동영상을 찍으니 그보다 더 좋은 선물은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영상을 보는 내내 큰 기쁨을 감출 수가 없었다. 학생들은 나의 ‘OK 이모티콘’ 사인 댓글에 이렇게 가족들과 웃을 수 있는 시간을 주셔서 감사하다는 글들을 보내 왔다. 비록 과제로 제출해야 하는 과제 이지만 웃음이 이렇게도 쓰여 질 수 있고 웃음으로 효도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학생들은 큰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 아직 까지 부모님께 존경한다고 사랑한다고 말로는 못했지만 동영상을 통해 영상 편지를 보내는 그 얼굴들은 이 세상 어느 아들 딸 보다 예쁘고 듬직했다.

교육현장에서는 그동안 스펙쌓기라는 이름 아래 잃어버린 우리 학생들의 인성을 회복하기 위해 급기야 인성교육진흥법을 통과 시켰고 이제 인성교육 필수시대가 되었다. 그러나 인성이라는 영역이 하루아침에 교육된다고 만들어 지는 것은 아니라는 판단이 든다. 그야말로 오랜 시간 동안 가정과 학교에서 함께 이루어 져야하는 장기간의 계획이다. 이제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들이 바로 인성의 부재에서 왔다는 뼈아픈 반성을 하고 학생들이 가정에서부터 그리고 학교현장에서부터 자연스럽게 웃음을 접하고 정서적으로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는 제도적인 뒷받침을 해야 할 것이다. 학생들과 웃음이라는 주제로 함께 지내면서 느낀 것 중에 하나는 누군가가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교육된다면 우리 학생들은 많은 변화를 가져 올 수 있을 것이며 우리 사회의 미래가 밝아진다고 확신을 한다.

가끔은 수업이 끝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서는 다시 웃음이 없이 살아가는 학생들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교수님! 그래도 교수님 수업 받으면서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마음껏 웃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 보람을 느낀다. 4년 내내 일주일에 한번 이라도 이런 수업을 했으면 좋겠다는 학생들을 만나면서 그래도 우리의 미래가 밝구나 라는 생각이 들 때도 많다. 유방암에 걸린 엄마를 위해 함께 웃음동영상을 찍으면서 두 모녀가 부둥켜안고 울다가 웃다가 하는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우리 다함께 웃어 효(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