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실태조사 공교육 신뢰 계기로 김재정 사회부 차장

2016년 06월 26일(일) 19:46

학부모 입장에서 사교육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아니 어느 순간부터 필수가 됐다. 특히 맞벌이 부모라면 더욱 그렇다. 방과후 학원으로 내몰리는 모습이 안쓰럽고 미안하지만 우리 아이가 뒤처지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에 쉽사리 포기하지 못한다.

과거 광주지역은 전국적으로 공교육의 영향력이 가장 강한 곳이었다. 학부모의 교육열과 선생님들의 열정이 맞물려 전국 최고 수준의 학력 수준을 보여줬다.

안타깝게도 최근 몇 년 사이 광주 학생·학부모의 공교육에 대한 신뢰는 예전만 못한 듯 하다. 갈수록 사교육 의존도가 커지고 있어서다. 이는 광주시교육청이 2012년부터 2년 주기로 실시하고 있는 ‘학생생활실태조사’를 통해서도 확인되고 있다.

2012년과 2014년 조사 결과를 비교할 때 초·중·고 학생의 사교육 수강 비율은 67.4%에서 73.5%로 6.2%p나 증가했다. 모든 학교급에서 사교육 수강 비율은 눈에 띄게 늘었다. 초등학교 81.7%→84.2%(2.5%p↑), 중학교 73.5%→77.5%(4.0%p↑), 일반고 61.6%→64.7%(3.1%p↑), 특성화고 18.2%→24.2%(6.0%p↑) 등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교육청은 2014년 이후 2년 만인 올해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 지 아직 예단하기 힘들다.

하지만 혹여라도 사교육 비율이 또 다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날 경우 시교육청 차원에서 면밀한 분석과 대안 제시, 교육정책 수정 등이 이뤄져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혁신 교육 등 장휘국 교육감 체제에서 시교육청이 추진한 각종 교육 정책이 학생·학부모와의 상호 교감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됐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학생·학부모가 학교 중심의 공교육을 신뢰하지 못한다면 그 지역의 교육 정책은 결국 실패한 것과 다를 바 없다. 물론 시교육청의 정책 방향이 모두 잘못됐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다수의 학생·학부모들이 원하는 교육 방향을 수렴하지 않는다면 좋은 정책도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 힘들다. 시교육청이 이번 실태조사를 공교육 신뢰 회복의 계기로 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