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꽃과 가지들’…애틋하게 멈춰진 시간 속으로 구본창 사진전 ‘화(花)’…다음달 5일까지 광주신세계갤러리서 꽃의 정수 담은 ‘DF’ 시리즈 등 사진작품 41점 전시 대상 본질 속 ‘빛’ 의미 조명…다양한 영역 작품활동 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

2016년 06월 27일(월) 19:14

구본창 作 ‘드라이플라워(DF) 시리즈 연작’. /광주신세계갤러리 제공

금방이라도 바스라질 것만 같은 말라비틀어진 꽃들, 얼기설기 엮인 가늘고 긴 가지들. 화려하게 피어있는 싱그러운 꽃들이 아닌, 생의 마지막과도 같은 마른 꽃과 가지들을 앵글에 담은 작가가 있다. 바로 한국 대표 현대사진작가 구본창 작가다.

구 작가는 섬세한 자연을 작가만의 시각으로 카메라 앵글에 담아왔으며, 이제까지 작업을 해 오면서 애틋하게 쌓아온 시간들을 사진 속에 담았다.

이 사진들의 전시회가 오는 7월5일까지 광주신세계 갤러리에서 열린다. 사진작품 41점이 전시되며, 빛에 따라 다르게 표현되는 꽃과 나뭇가지들의 향연을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꽃의 정수가 담긴 ‘DF(Dry Flower, 드라이플라워)’ 시리즈를 처음으로 발표한다. 꽃이 만발한 화려한 순간 보다는, 시간을 고스란히 머금은 꽃들을 카메라 앵글에 담은 것.

DF 시리즈와 함께 전시되는 ‘화이트(White)’ 시리즈는 2002년 피바디엑세스 박물관에서 발표돼 호평을 받은 작품들이다. 육안으로 얼핏 봤을 때 사진에 찍힌 대상이 무엇인지 쉽게 구별할 수 없지만, 다가가서 자세히 살펴보면 얼기설기 엮인 가늘고 긴 가지들과 나무의 눈이 달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구 작가는 대상의 본질에 있는 빛을 가장 분명하게 이끌어내는 사진작가로 이름 나 있다. 작가는 한국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반년간 회사를 다닌 후 모든 것을 그만두고 독일 함부르크 조형예술대학교에서 6년동안 조형과 사진, 디자인을 공부했다. 여느 예술가들에 비해 꽤 특이한 경력이다.

그가 지금의 위치에 올라오기까지 작가만의 호기심과 숨길 수 없는 재능이 뒤따랐으리라 예상된다.

구 작가는 1980년대 중반 독일에서 본격적인 작가 활동을 시작한 후 1999년 도쿄 사진비엔날레와 2001년 루앙프라방 비엔날레에서 진가를 인정받았으며, 국내외 유명미술관에서 30여 차례의 개인전과 60여 차례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또한 예술 작품 전시 외에도 영화포스터와 패션브랜드 광고 촬영 등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47회 대한민국문화예술상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구 작가는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 후 독일 함부르크 조형미술대학에서 사진 디자인을 전공, 디플롬 학위를 취득했다. 2001년 로댕갤러리, 2002년 미국 피바디 에섹스 뮤지엄, 2006년 국제갤러리, 교토 카히츠칸 미술관, 2007년 부산 고은사진미술관, 2010년 필라델피아미술관, 2016년 파리갤러리 카메라 옵스큐라에서 개인전을 갖는 등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보스톤 미술관, 휴스턴 뮤지엄 오프 파인 아트, 런던 대영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삼성 리움, 파리 기매 박물관 등 국내외 다수의 박물관에 소장돼 있으며, 작품으로는 한길아트 ‘숨’, ‘탈’, ‘백자’ 등이 있다. 현재 경일대 사진영상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관람료는 무료. 문의 062-360-1271.

/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