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파문 국민의당 호남민심 싸늘 총선 전폭 지지 도덕성 추락 실망 SOC 등 지역 현안도 뒷북 대응 당내 알력·책임공방 지지율 급락 김종민 기자 kim777@kjdaily.com

2016년 06월 27일(월) 20:01

세 번째 사과하는 安 창당 이래 최고의 위기를 맞고 있는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과 관련해 사과한 뒤 “결과에 따라 엄중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는 억대 리베이트 수수 의혹에 휩싸인 국민의당을 바라보는 광주·전남의 민심 또한 싸늘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안철수 대표가 사건이 불거진 후 세 번째로 대국민 사과까지 하면서 착잡함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지역민들은 지난 4·13 총선을 통해 18개 지역구 가운데 16곳을 석권, 싹쓸이했던 제 1당의 도덕성 악재에 충격을 드러내고 있다.

국민의당의 추락은 최대 지지기반인 호남과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 정치적 위상 실추로 이어질까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뜩이나 총선 이후 국민의당이 지역 현안에 대해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우세했던 터여서 존립 위기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안 대표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송구스럽고, 결과에 따라 엄정하고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임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4면

천정배 상임공동대표는 이례적으로 모두발언을 하지 않았다. 두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는 다른 최고위원들을 내보낸 뒤 이번 사태 등에 대해 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는 정치적 소용돌이에 급격히 휘말린 상황에서 일부 호남의원들을 중심으로 정치적 결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대두되고 있다. 호남에서의 지지율 하락이 발등의 불이 되고 있다는 절박한 인식 때문에서다.

실제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20-24일 전국 유권자 2천539명을 대상으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1.9%포인트)한 결과, 국민의당 지지율은 일주일전 조사(13-17일)보다 0.5% 포인트 내린 15.5%를 기록해 최근 3개월간 가장 낮은 수치였다.

특히 최대 지역기반인 호남은 24.9%로 11.8%포인트나 급락했다. 이에 따라 광주 전라지역 정당 지지율 1위는 37.2%를 기록한 더민주에 빼앗겼다. 오차범위내지만 국민의당이 더민주에 호남 지지율에서 밀린 것은 6개월만에 처음있는 일이다.

특히 이번 파문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둘러싸고 지역위원장 인선과 관련한 계파 간 지분 싸움과 차기 당권 구도 등 당내 알력 다툼도 깔려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국민의당에 대한 광주·전남의 민심은 더욱 냉담하기만 한 실정이다.

앞서 국민의당은 국토교통부의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서 지역사업이 대거 누락되는 등 주요 현안에 뒷북 대응하는 등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전폭적인 지지로 더불어민주당을 밀어낸 호남 1당에 대한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변하는 기류가 읽힌다.

이에 대해 지역 정치권 인사는 “그 진위를 떠나서 리베이트 의혹 사태에 대한 어정쩡한 태도 등으로 비난을 키우고 있는 것 같다”면서 “납득할 만한 강도 높은 대책을 내놓지 않고, 더불어 호남을 적극적으로 챙기지 않는 한 지지도 하락은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종민 기자 kim777@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