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선거운동’ 진위 명백히 가려라 김재정 사회부 차장

2016년 07월 24일(일) 19:18

최근 광주시교육청 정문 건너편에 현수막이 하나 내걸렸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광주지부가 내건 ‘공무원시켜서 교육감 선거운동 시켜놓고 이제 와서 딴소리냐!’는 내용의 현수막이다. 2014년 6·4 지방선거 당시 시교육감 선거 과정에서 공무원이 선거운동을 했다는 의미다.

현수막 내용이 사실이라면 엄청난 파장을 불러올 수 밖에 없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공무원의 선거운동, 선거 개입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어서다.

교육공무직 광주지부는 “(공무원이 선거운동을 했다는) 확실한 근거가 있다”고 강변하고 있다. 이들은 내부 입장 정리를 거쳐 이번주 중 근거 자료를 제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선거관리위원회도 현수막 내용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사실 관계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교육공무직 광주지부가 근거 자료를 제출하면 이를 토대로 선거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공무원 선거 개입은 결코 가벼운 사안이 아니다. 교육공무직 광주지부의 주장대로 공무원들이 선거운동에 나섰다면 명백한 불법 선거다. 특히 6·4지방선거는 현직이었던 장휘국 교육감의 재선 도전이었다. 공무원들이 현직 교육감을 위한 선거운동을 ‘조직적으로’ 한 사실이 밝혀질 경우 무더기 사법처리는 불가피하다.

반대로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한 ‘압박용’으로 근거 없이 현수막을 내걸었다면 교육공무직 광주지부도 ‘부메랑’을 맞을 수 밖에 없다.

시교육청 측은 “현수막 내용은 포괄적 명예훼손이자 허위사실 유포”라면서도 법적 조치를 취하지는 않고 있다.

어찌 됐건 현수막 사건으로 인해 과거 소문만 무성했던 ‘공무원 선거 운동’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누군가 시켜서’ 공무원들이 선거운동을 했다면 지시의 주체·대상·규모·시기·방법 등 밝혀내야 할 게 적지 않다. 공무원 선거운동의 진위를 명명백백히 가려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제 교육공무직 광주지부는 자신들의 주장대로 ‘공무원이 선거운동을 했다’는 근거 자료를 하루 빨리 공개해야 한다. 선관위도 적극적으로 조사에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 불필요한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속전속결이 필요하다. 진실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