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회 가담 주민 과태료 부과 ‘전전긍긍’ 선관위 “강 前시장 사조직 연 6천여명 최대 50배” 검토 선거운동 직·간접지원 ‘정치 산악회’ 새로운 변화 예상 유대용 기자 ydy2132@kjdaily.com

2016년 07월 25일(월) 20:17

강운태 전 광주시장이 선거운동을 위한 사조직(산악회) 설립에 관여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가운데 해당 산악회 행사에 적극 가담한 주민들에 대한 과태료 부과가 검토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25일 광주시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에 따르면 사전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강 전 시장 산악회 행사 참여자에 대해 최대 50배에 달하는 과태료 부과를 검토 중이다.

강 전 시장 등 사조직 관계자 11명은 4·13총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주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산악회 행사를 진행했다. 이들은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총 14회에 걸쳐 광주 남구 주민 5천970여명(연인원 기준)을 끌어 모았다.

이는 선거 직전인 지난 3월말 남구 거주 유권자(17만7천572명)의 3.4%에 해당하며 65세 이상(3만1천332명)으로 한정할 경우 19%를 차지하는 수치다.

강 전 시장 등은 특히 관광버스를 동원한 행사에서는 7천200만원 상당(산악회 회비 제외)의 식사·주류·기념품 등을 제공하기도 했다.

또 검찰 수사에서 산악회 측이 관광버스 운행비, 식사, 주류, 선물 등의 명목으로 주민에게 1억8천여만원을 경비로 지출한 것으로 밝혀져 과태료 부과 대상 선별에 반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선거법은 선거와 관련해 정치인으로부터 금품이나 음식 대접, 향응을 받은 유권자에게 최고 3천만원 한도에서 해당 금액의 10배 이상 50배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토록 규정하고 있다.

선관위는 과태료 부과를 추진하면서도 부과 대상과 금액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범행 수법과 기간, 포섭한 유권자 수, 금액의 규모가 커 단순 참여한 주민까지 과태료를 부과할 경우 반발이 거세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산악회 행사에 적극 가담한 주민들에게만 과태료를 부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강 전 시장 산악회 행사와 관련 참석자들에 대한 과태료 부과를 신중히 검토 중이다”며 “부과 범위 및 과태료 액수에 대해서는 정확히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산악회를 중심으로 선거에 출마할 특정 후보의 절대적인 지원을 받는 소위 정치산악회의 운영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지역 정가와 산악회 관계자들에 따른 상당수 산악회는 특정 정치인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산악회 활동 과정에서 직간접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회원들이 일정 회비를 내지만 이는 명목상 회비이며, 실비용이나 부대비용을 특정인이 지원하는 형태다. 회원들은 적은 비용으로 산악회 활동을 하는 반면, 후원인과 단체는 폭넓은 지지를 얻을 수 있어 정치권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유착돼 있다. 따라서 이번 강 시장의 판결을 계기로 정치지향적인 산악회에도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일반 산악회에서 활동하는 김모씨는 “산악회 회원들은 오랫동안 동고동락해 상호간 유대관계가 끈끈한데다 특정 정치인들이 이 같은 특성을 활용해 선거운동에 이용한 것도 공공연한 사실인데 앞으로는 매우 조심스러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유대용 기자 ydy2132@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