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병원 결핵사망자 4시간 넘게 방치 논란 “수납이 먼저” vs “시신 격리를” 이호행 기자 lawlhh@kjdaily.com

2016년 07월 25일(월) 20:17

광주 전남대병원이 결핵으로 사망한 환자의 시신을 4시간30분동안 방치해 관리소홀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 북부경찰서와 전남대병원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전 7시께 북구 유동에서 자전거를 타던 김모(57)씨가 피를 토하며 쓰러진 것이 이웃주민의 신고로 발견돼 전남대병원으로 이송됐다.

119 구급대에 의해 이송된 김씨는 병원 응급실에서 30여분동안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결국 숨졌다.

이 과정에서 김씨의 주변인이 “김씨가 결핵환자임을 알리며 병원에게 김씨를 영안실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건 조사를 위해 병원 응급실을 방문한 경찰도 주변인 조사결과를 토대로 담당 간호사에게 시신을 옮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응급실 간호사는 “(병원비) 수납 등 관련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며 “사망자의 가족이 와야 영안실로 옮길 수 있다”라는 말을 전하며 이를 거부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결국 김씨의 시신은 정오가 다 돼서야 관할 구청 사회복지사의 결핵 환자 확인과 병원비 지급보증 약속, 유가족 허락을 받아 영안실로 옮길 수 있었다.

물론 김씨의 경우 이미 6개월여 동안 결핵 치료약을 복용해 비활동성 환자로 분류, 전염 위험성이 낮고 결핵 또한 호흡기 전염 감염병으로 환자가 사망하면 감염 위험성이 없어 여타 체액 감염병과 달리 격리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병원이 법정 전염병 사망자가 발생했음에도 오랜 시간 시신을 개방공간인 응급실에 눕혀 놓는 등 선제적 전염 예방에 나서지 않는 것은 문제가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이에 전대병원 측은 “경찰의 주장과 달리 사망자가 결핵 환자인지 인지한 것은 오전 11시30분께였다”며 “결핵 환자라면 격리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심폐소생술 과정에서 결핵 환자인지 몰랐고 사망 이후에도 응급실 내 심폐소생실에 격리돼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호행 기자 lawlhh@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