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정치, 근본적으로 바꿔보고 싶다” 새누리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정현 의원(순천) 소탈·겸손·부지런함 앞세워 모범적 경선 치를 것 해방 이래 호남출신 최초의 보수정당 당대표 희망 당내 분열 해결 자신…역지사지가 협치 기본자세 김진수 기자 jskim@kjdaily.com

2016년 07월 27일(수) 20:15

프로필 ▲1958년 곡성 출생 ▲살레시오고·동국대 정외과 졸업 ▲한나라당 수석부대변인 ▲18대 국회의원(비례)·19대-20대 국회의원(순천) ▲국회 예결특위 위원 ▲새누리당 최고위원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 비서관·홍보수석 비서관.

인터뷰 약속 시간에 맞춰 국회의원회관 5층에 있는 이정현 의원실을 가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이 의원과 마주쳤다. 통상 생각하는 넥타이를 맨 말끔한 양복 차림의 ‘의원님’이 아니라 점퍼 차림에 밀짚모자를 눌러 쓴 전형적인 농부의 모습이었다. 인터뷰 내내 이 의원은 열정적이었다. 기자가 “언제나 이처럼 열정적이시냐?”고 묻자 소탈한 웃음과 함께 “평소 소신에 따라 행동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열정적이 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새누리당 옷을 입고 순천에서 재선에 성공한 뒤 호남 출신으로 당대표 경선에 출마, 또 다른 기적을 꿈꾸는 이정현 의원과의 일문일답을 간추린다.

▲이번 새누리당 8·9전당대회에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 의원을 지지하는 광주·전남인들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2-3가지 정도로 압축해 달라.

-대한민국 정치를 근본적으로 바꿔보고 싶다.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전문가 다수로 ‘국회 70년 총정리 국민위원회’를 구성해 약 1년간 국회관련 법, 제도, 관행, 의식, 행태 전부를 진단해 근본적으로 바꾸려고 한다. 또 엘리트정당, 많이 가진 자 위주의 관심을 가진 정당을 섬기는 정당, 소외지역과 소외세력에게 관심을 쏟는 정당으로 변모시키고 싶다.

▲조직 동원이나 세(勢) 대결 같은 기존의 방식을 탈피해, ‘배낭 토크’ 방식으로 전국을 돌아다니며 8·9 전당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이정현 만의 독특한 선거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이유는.

-총선 직후부터 22회째 전국 ‘나홀로’ 배낭토크를 하고 있다. 캠프도 내지 않고, 캠프에 사람도 동원하지 않고, 밥 사는 것도 지구당 방문도 일절 하지 않는다. 벼랑 끝에 선 새누리당을 살리겠다면서 구태의연한 경선방식을 쓰게 되면 국민들이 또 실망하실 것이다. 가장 소탈하고, 가장 겸손하고, 가장 부지런하면서도, 가장 의미 있게 경선을 치르고 싶다. 한마디로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모범적인 경선운동을 펼쳐 보이겠다.

▲특히, 이 의원의 당 대표 출마가 지역구인 순천시민이나 혹은 광주·전남 유권자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어떤 것인가.

-순천시민, 호남인들은 지난 총선투표를 통해 대한민국 정치를 바꾸고 대한민국 정치인을 바꾸라고 명령했다. 저 또한 순천시민들께 정치와 정치인을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제가 대표에 당선되면 헌정 이래 아마 해방 이래 호남출신 최초의 보수정당 당대표가 되는 것이 될 것이다. 새누리당 입장에서 최초로 명실상부한 전국정당이 되는 것이다. 수십 년간 강고했던 지역구도가 무너지는 실질적인 출발점이 될 것이다.

▲이번 8·9전당대회에서 당선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 괜히 지역의 지지자들에게 실망만 안겨주는 것 아닌가.

-당선되고 안 되고는 국민과 당원들이 선택한다. 저는 최선을 다할 뿐이다. 공천 받으면 또는 출마하면 예외 없는 결과가 나오는 그런 선거를 거부해 온 이정현이다.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 이정현이 만들어 온 역사다.

▲여론조사기관 디오피니언의 최근 조사 결과, 새누리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김용태, 한선교, 정병국, 이주영, 주호영 등 6명의 후보 가운데 이정현 의원이 12.5%를 얻어 1위를 기록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여론조사는 여론조사일 뿐이다. 참고용이다. 호랑이가 토끼 한 마리를 잡을 때도 전력 질주한다. 저에게는 최고 최선을 다할 뿐이다.

▲‘비박’ 후보들이 단일화 할 경우 ‘친박’ 또는 ‘범박’ 후보들도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일부의 주장이 있는데….

-반대다. 당대표가 되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다 자유롭게 출마해서 마음껏 자신의 비전을 말하고, 국민과 당원의 선택을 받을 생각을 해야 한다. 경선과정에서부터 편을 갈라 분파 행위를 하면서 어떻게 당 통합과 상생을 이룰 수 있겠는가. 나왔으면 끝까지 가고, 중간에 들어가려면 나오지를 말았어야 한다. 선거는 질 수도 있고, 이길 수도 있는 것이다.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이기려고만 하면 정치발전은 요원하다.

▲궁극적으로 이번 새누리당 8·9전당대회에서 이정현 후보가 당대표가 돼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정현이 지금 시점에 있어 새누리당 문제를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 높은 지역구도도 넘었는데 당내 분열하나 해결 못하겠는가. 이정현처럼 ‘무수저’(금수저, 흙수저와 비교해 수저도 없이 살아왔다는 의미)로 살아온 사람이 당을 이끈다면 새누리당은 비주류 비엘리트에게도 관심 쏟는 나눔 정당 섬기는 정당의 면모를 갖추게 될 것이다.

▲당 대표가 될 경우, ‘여소야대’의 현 정국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어떤 구체적인 소통방식과 협치를 구상하고 있나.

-정치는 역지사지하면 쉽게 협치할 수가 있다. 야당은 자신들이 진심으로 집권하겠다는 의지가 있으면 현 집권당이 추진하려는 국민 먹고사는 문제와 국가 안위 관련 사안에 대해 협조해야 한다. 여당 또한 국민들께 추진하려는 정책에 대해 소상하게 설명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것이 야당과 협치하려는 기본자세라고 생각한다.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광주·전남에서는 인사탕평이나 지역불균형 해소를 위한 예산 배분 등 가시적 조치를 통해 ‘국민대통합’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컸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박 대통령의 ‘국민대통합’ 노력은 호남에서 낮은 점수를 받고 있는데….

-많은 얘기를 듣고 있다. 당대표가 되면 앞장서 더 많은 노력을 하겠다. 누구보다 그런 지적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님을 위한 행진곡’의 5·18 민주화운동 공식 기념곡 지정 및 행사장에서의 제창에 대한 이정현 후보의 생각은.

-5·18의 최대과제는 실질적인 전국화라고 본다. 온 국민이 민주화를 위해 흘린 피와 쟁취한 민주화의 가치가 얼마나큰지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늘 그렇듯이 어떤 가치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때 그 의미가 커진다고 생각한다. 설득하고 기다리고 느끼게 해주기 위한 현명하고 지혜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기타 후보께서 강조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면 해달라.

-항상 고향 호남 특히 순천, 곡성 분들께 한없이 고맙고 감사하다. 부족함 투성이인 저를 감싸주시고 키워주신 고향 호남의 발전과 미래와 인물 키우고 지키는데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김진수 기자 jskim@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