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유커’ 유치 치밀한 전략 필요하다

2016년 08월 09일(화) 20:23

광주시가 올해 1만명, 내년부터 2만명의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를 유치하겠다는 원대한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

당초부터 시내 면세점과 특급호텔 부재 등 취약한 인프라가 지속 제기된 상황이어서 무리라는 지적이 있었는데, 최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싼 한·중 갈등이 격화되면서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

실제로 협약을 맺은 중국 현지 여행사들은 올해부터 중국 전역에서 3박4일, 4박5일 코스의 광주여행 상품을 판매, 12월까지 1만명 이상을 순차적으로 광주로 보내 대부분의 일정을 소화토록 할 계획이었지만, 실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휴가철인 7-8월은 전무한 실정이고 중국 국경절(10월1-7일) 연휴도 ‘그림의 떡’이 될 우려가 높다고 한다.

광주는 7대 광역시 중 유일하게 시내면세점이 없는 부끄러운 현실이다. 나름으로 면세점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음에도 제자리걸음이다. 유명 테마파크나 위락단지 역시 마찬가지며, 틈새시장으로 떠오른 의료관광 활성화도 헛구호에 그치고 있다.

교통편 또한 수월하지 않다. 서남권 거점을 표방하고 있는 무안공항은 무늬만 국제공항이라는 오명을 쓴지 오래고, 크루즈선 관광도 접근성 측면에서 어려움이 따른다. 현실적인 제약 조건이 하나 둘은 아니지만, 사드 문제 등 대내외 악재까지 겹쳐 그야말로 산넘어 산이다.

지금 중국 현지에서는 한류 금지라는 우려스런 상황까지 제기되고 있다. 사정이 이러하니 관광객 모집이 속도가 붙을 리 만무하다. 특히 당초 계획대로 중국 관광객이 광주에서 대부분의 일정을 소화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보다 치밀하게 준비를 해 왔느냐는 의문도 나오고 있다.

어쨌든 이번 사태를 계기로 대규모 관광객 유치라는 외형에 치중하기 보다는 노인과 청소년 등 특정층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교류 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아울러 아시아국립문화전당을 중심으로 랜드마크 개발에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광주시가 작금의 사태를 마냥 관망할 수 만은 없다. 상당 부분 인프라 부족이 지적되는 바, 이 참에 지역 정치권 또는 관계기관 들과 전방위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하루빨리 소기의 성과를 내놓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