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함 속에 감춰진 심오한 철학 엿보다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소장품 기획전-정물展’ 10월9일까지 함평군립미술관 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

2016년 08월 10일(수) 19:23

서상익 作 ‘엄마의 정원’

인물화나 역사화처럼 특수한 배경지식 없이도 누구나 쉽게 감상할 수 있는 그림, 바로 ‘정물화’다. 오랫동안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오며 친근한 회화 기법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물은 예술가들에게 심오한 철학적 대상이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화려한 소품들만이 아닌, 평범한 서민들의 소박한 물건을 소재로 일상의 소중함을 담아 온 것이 정물화의 매력이기도 하다.
이처럼 회화의 전통 소재이자 주요한 관찰 기법인 ‘정물’에 대해 들여다보는 전시가 마련됐다. 국립현대미술관과 함평군립미술관이 공동 주최, 11일부터 10월9일까지 함평군립미술관에서 열리는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소장품 기획전-정물전(展)’이 바로 그것이다.
이 전시는 지역간 문화 격차를 완화하고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소장 작품의 우수성과 가치를 지역민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마련됐다. 전시에서는 정물화 39점 62피스가 전시되며, 고전회화를 기반으로 사진, 조각, 뉴미디어 및 설치 등 다양한 장르와 영역으로 변화를 거듭해온 정물을 재조명한다. 이와 함께 현대적 의미의 정물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전시는 총 세 개의 섹션으로 구성됐다.

김승주 作 ‘ruler no 0’

첫 번째 섹션은 ‘시대-사물-모음’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여성성의 문제를 담은 윤정미 작가의 ‘핑크 프로젝트’ 등 총 13작품으로 구성됐다. 두 번째 섹션 ‘오브제로서의 초상’에서는 어머니가 속한 풍경들을 잘 담아낸 서상익 작가의 ‘엄마의 정원’ 등 14점이 내걸린다. 마지막 세션인 ‘발결된 정물’에서는 김승주, 이명호, 정희승 작가 등의 작품 12점을 만나볼 수 있다.

이리라 함평군립미술관 학예연구사는 “회화에서 전통적인 주요 소재인 정물에 대해 동시대 미술에 표현된 현대적 개념들을 살펴보고, 전시 관람 후에는 무심히 지나친 일상 속 사물이 우리를 감흥 시킨다는 작은 깨달음을 선사하는 정물의 매력에 빠질 것”이라라고 밝혔다.

정희승 作 ‘hung’

한편, 전시 작품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작품설명(도슨트) 투어는 전시 기간 중 매 1회, 15시부터 진행되며, 전시연계 교육체험프로그램으로 ‘이것저것 정물, 그럭저럭 정물’을 오는 13일부터 초등학교1-3학년을 대상으로 매주 토요일 오후 2-4시 무료로 진행한다. 참가 접수는 함평군립미술관 홈페이지(www.hpart.or.kr)에서 신청 접수 받는다. 문의 061-320-2276./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