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구설수 아시아문화전당, 국가시설 맞는가

2016년 08월 11일(목) 20:04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잇따라 구설수에 휘말렸다.

7천200억원 짜리 시설 곳곳에서 지난달 빗물이 줄줄 새는 누수 현상으로 입방아에 오르더니, 이달 초에는 이난영 탄생 100주년 기념공연을 취소하라는 유족 측의 요구로 홍역을 치렀다. 그리고 며칠 뒤인 이번에는 고액의 해외 답사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미숙한 운영으로 비난을 사고 있다.

최근 말썽을 빚은 프로그램은 ‘테마가 있는 예술기행’으로 프랑스·네덜란드 등 유럽 지역 박물관·미술관 등을 8박10일 일정으로 둘러보는 것이다.

그런데, 출발에서부터 참가자들에게 광주-인천공항 간 버스표 값을 추가 지불케 했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여행 전 받은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숙소에서 묵게 됐고, 식사는 ‘닭다리’와 ‘감자튀김’ 등 며칠이나 같은 식단이 반복됐다.

더 가관인 것은 숙박시설과 식사 장소에 매여 정작 미술관이나 박물관 관람시간을 맞추지 못하는 등 등한시됐다는 불만을 참가자들이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문화예술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알맹이 없는 고가의 유럽 관광상품이라는 하소연과 함께 이들은 여행 경비 중 100만원을 환불해 달라며 소비자고발센터 상담 후 피해구제 신청에도 접수한 상태다. 다시 기억하기 힘든 끔찍한, 혼란스러운 여행에 참가자들은 아직껏 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다.

전당 측은 당초에 모두 25명을 정원으로 추진했으나, 무려 500만원 가까이 되는 적잖은 비용 때문이었는지 신청이 저조했고 결과적으로는 14명의 인원만 모집됐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면 취소가 마땅했지만 실적 채우기에 급급했다는 지적이다.

더불어 굳이 강행을 해야 했다면 사전에 보다 치밀하게 준비하고 점검해서 사전 계획과 다른 일정, 예정과 달리 지정된 숙박 시설·식사, 일방적으로 요구한 추가 비용 등 톡톡히 망신살이 뻗친 일이 발생하지 않았어야 했다. 그래서 비판이 거세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개관한 지 1년도 안된 아시아문화전당은 최근 1개월 새 연이어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가뜩이나 콘텐츠의 부재에 대한 우려가 높은 상황에서 이번 파문은 쉽게 가라않지 않을 전망이다. 진정성 있는 공개 사과와 재발 방지를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거듭 촉구하는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