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심한 더민주 시당위원장 ‘집안 싸움’ 최권범 정치부 부장대우

2016년 08월 11일(목) 20:04

오는 13일 치러지는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 위원장 선거가 과열 양상이다.

현직 구청장과 지역위원장의 양자대결 구도에서 당 소속 지방의원들의 특정 후보 지지선언을 놓고 파열음이 나오고 있는 등 ‘집안 싸움’을 벌이는 모양새다.

더민주 소속 시·구의원 20여명은 지난 9일 최영호 후보(광주 남구청장)를 지지한다며 보도자료를 냈다. 현역 구청장의 시당위원장 출마는 그 자체로 이미 혁신이라는 점을 내세웠다.

하지만 일부 의원이 자신들의 동의 없이 지지선언 명단에 포함됐다고 문제를 제기하자 경쟁 후보측에서 곧바로 비판으로 맞섰다.

이형석 후보(북구을 지역위원장)는 다음날 보도자료를 통해 “일부 시·구의원 지지선언은 이미 식상해버린 특정후보 줄서기의 전형적인 구태정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당사자의 확인도 없이 급조된 보도자료로 언론을 이용하려는 행태는 반성과 혁신으로 정권교체를 준비해야 할 공당의 모습이 아니다”며 강력 비난하고 나선 것.

시당위원장 선거는 일반 유권자가 아닌 권리당원과 대의원을 대상으로 치러지는 탓에 당내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시·구의원들이 대리전을 벌이는 양상까지 띠고 있다.

이같은 집안 싸움을 바라보는 지역민들의 한숨은 커질 수밖에 없다. 더민주는 지난 4·13 총선에서 텃밭인 광주·전남에서 단 1석을 차지하는 데 그치는 등 사실상 전패했다. 특히 현역 국회의원이 없어 무주공산이 된 광주는 새로 선출되는 시당위원장의 역할이 막중하다. 민심 회복은 물론이고 내년 대선과 2018년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하며 시당을 이끌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민주에 대한 싸늘한 민심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다시 구태 모습을 보이고 있다니 참으로 한심한 노릇이다. 시당위원장 선거는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이전투구가 아닌 지역발전과 시당의 역할 제고를 위한 정책공약을 경쟁하는 장이 돼야 한다. 그래야 지역민들의 신뢰도 다시 얻을 수 있다. 더민주가 이번 선거를 통해 지역민심을 회복하고 침체된 당 분위기도 쇄신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