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최저임금 사각지대 없애는 방안 강구해야

2016년 08월 17일(수) 19:59

내년엔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근로자 수가 30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에 보고한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근로자 수가 올해 280만명으로 늘고 내년엔 11.8% 증가한 313만명에 달하며 3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했다. 근로자 약 6명 중 1명은 법으로 정한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수준의 임금을 받게 된다고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지난달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공정성 시비 등의 논란이 제기된 것을 기억할 것이다. 각종 논란 속에 내년 최저임금은 시간당 6천470원으로 7.3% 올랐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정치권의 압박이 거센데다 노동계가 시급 1만원을 주장하는 상황에서 그나마 선방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물론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인상률이라며 분통을 터뜨린 영세업체들의 주장도 어느 정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은 곧바로 임금인상률에 포함되며, 각종 수당체계 등을 감안하면 실제 부담은 7.3%라는 수치상 인상을 훨씬 웃돌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기업들은 근로자 고용에 소홀하게 되고 정작 혜택을 봐야 할 미숙련 근로자 등은 오히려 고용 불안을 겪을 것이 불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올해 3월 현재 최저임금을 못 받는 근로자가 263만7천명으로 전체 근로자(1천923만2천명)의 13.7%를 차지한 것은 이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2013년 최저임금 위반 적발 건수는 6천81건이었으나 2014년엔 1천645건으로 급감했고 작년엔 1천502건으로 줄었다.

정부가 규정한 최저임금도 못 받는 해마다 근로자들이 해마다 우후죽순(雨後竹筍)으로 늘어나고 있는 반면 법규 위반을 적발한 건수는 매년 줄고 있는 셈이다. 이에 근로감독 강화를 통해 최저임금 준수율을 높여나가고 중장기적으로는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화 등 최저임금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 정부는 최저임금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철저한 관리·감독과 함께 경영난을 겪는 영세·중소기업에 대한 실질적 지원방안도 강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