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통영서 회 먹고 발병한 듯…추가 환자 없어 섭취 후 보름 지나 정확한 원인 규명 어려울 수도 시 “주변인·식당 역학 조사” …초동조치 아쉬움 이호행 기자 lawlhh@kjdaily.com

2016년 08월 23일(화) 20:14

콜레라 환자 접촉자 가검물 검사 15년만에 콜레라 환자가 광주에서 발생한 가운데 23일 오후 광주시보건환경연구원에서 보건연구부 미생물과 연구원이 콜레라 환자 접촉자들의 가검물을 검사하고 있다. /김애리 기자 kki@kjdaily.com

● 콜레라 감염경로는

광주서 발생한 콜레라 환자 A씨의 감염은 여행 중 해산물을 먹은후 발병한 것으로 보인다.

◇경남 여행후 탈수증상 입원

23일 광주시에 따르면 콜레라 확진 환자 A(59)씨는 지난 7일 경남 거제, 통영으로 가족과 여행을 다녀왔다. 여기서 A씨는 7일 저녁과 8일 점심에 횟집에서 농어회를 먹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A씨는 9일 오후 설사가 쌀뜨물처럼 나오고 탈수 증상을 보여 11일 광주서 집 인근 병원에 입원했다. 병원에서는 A씨를 콜레라 의심환자로 보고 보건당국에 연락했고 혈청형 확인을 거쳐 콜레라 환자로 확진됐다. 현재 A씨는 11일부터 입원치료를 받다가 19일 퇴원해 자택 격리 중이다.

방역당국은 A씨가 횟집서 먹은 음식물로 콜레라균에 감염됐다고 생각해 방문한 식당 등을 중심으로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광주시는 콜레라가 수인성 전염병이지만 공기로 감염되는 결핵 등과는 달리 배변 등을 통해 전염돼 메르스처럼 엄격하게 격리해야 하는 편은 아니며 증상 완화 후 48시간이 지나면 따로 격리할 필요는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만약을 위해 시는 A씨에 대한 추가 검사와 밀접 접촉자인 부인에 대해서도 감염 여부를 조사했다. 함께 여행을 간 딸과 아들은 다른 지역에 있어 오는 24일 검사할 계획이다.

만약 검사 결과 모두 음성 판정을 받으면 A씨만 24시간 뒤 한번 더 검사하고 여기서도 음성 판정이 나오면 격리를 해제할 방침이다. 반면 양성반응이 나오면 A씨와 접촉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접촉자 검사 범위를 확대한다.

또 콜레라균이 있는 음식을 섭취한 경남도와 함께 감염원인을 밝혀내려 하지만 상당한 시간이 경과해 감염경로로 의심되는 음식물 수거가 될지는 미지수다. 이날 경남도는 해당 지자체 보건소에 연락해 당시 A씨가 먹었던 식당에서 조리기구 등을 수거하는 등 정밀진단을 실시하고 있다.

◇식중독 의심 8일간 병원 입원

콜레라 환자 관리에도 매우 미흡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시 등에 따르면 콜레라 환자가 식중독 의심 판정을 받아 8일 동안 병원에 입원했다.

병원 측도 뒤늦게 1인실 격리 등 나름 조치를 했다고는 하지만 정확한 판단과 신속한 조치 미흡에 대한 아쉬움이 나온다.

A씨는 여행에서 돌아와 9일 쌀뜨물과 같은 심한 설사와 탈수 증상을 보였고 11일 광주 집 인근 병원에 입원했다.

병원 측은 A씨를 2인실에 입원시키고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입원 치료하도록 했다. 병원 측은 A씨의 검체를 수거, 자체 검사를 했다

당시 병원 측은 콜레라 전용 검사(대변에서 V.Cholerae(O1, O139 혈청군) 균 분리)가 아닌 식중독을 의심해 종합적인 대변 배양검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 결과 18일 A씨에게서 콜레라 의심균이 검출됐다. 병원 측은 곧바로 A씨를 1인실에 격리하고 광주시보건환경연구원에 조사를 의뢰했다.

A씨는 항생제 치료를 받은 뒤 증상이 완화되자 19일 퇴원하고 3일 뒤인 22일 방역당국은 콜레라 전용 검사를 해 콜레라 확진 판정을 했다.

◇환자 접촉자 의심사례 없어

방역당국은 입원 당시 직접 접촉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족이나 병원 관계자가 의심 증상을 보이지 않는 점을 근거로 확산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까지 광주에서 의심 사례가 접수되지 않아 잠복기가 2-3일(최대 5일)인 점을 감안하면 추가 환자는 없을 가능성이 크다고 방역당국은 설명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입원 당시부터 콜레라 의심으로 방역당국에 곧바로 통보했다면 신속한 검사와 조치가 이뤄져 대처가 더 빨랐을 것이다”고 아쉬워 하면서도 “잠복기가 지났는데도 의심 사례가 접수되지 않아 확산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콜레라는 제1군 법정전염병으로 2001년까지 국내 집단유행을 일으키며 여름철 집중관리대상 전염병으로 관리됐다.

◇30초이상 손씻기 등 생활화 해야

질병관리본부는 국내 해수, 갯벌 등에서 콜레라균이 발견된 사례가 있어 어폐류 감염 가능성은 상존한다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콜레라 예방 수칙으로 ▲식당은 안전한 식수를 제공한다 ▲오염된 음식물 섭취 금지, 물과 음식물은 철저히 끓이거나 익혀서 섭취한다 ▲철저한 개인위생관리로 음식물을 취급하기 전과 배변 뒤에 30초 이상 손씻기를 한다 등을 제시하고 있다.

콜레라는 분변, 구토물, 음식이나 물을 통해 감염되며 오염된 손으로 음식을 조리하거나 식사를 하다가 감염될 수도 있다. 주로 날것이나 덜 익은 해산물이 감염원이 된다. 감염됐을 시 탈수증상과 함께 구토, 설사 증세가 나타나며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르게 된다. /이호행 기자 lawlhh@kjdaily.com